해경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까지 낸 소속 직원에 대한 징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제의 직원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해 사고를 낸 점이 명백한 상황에서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징계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해 솜방망이 징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전남 완도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후 8시40분께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 한 편의점 인근 횡단보도에서 완도해양경찰서 소속 양모(35·여) 경사가 자신의 승용차로 김모(55)씨와 양모(49)씨를 치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숨지고, 양씨는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양 경사는 이날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양 경사가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데다가 사고 상황도 명백하지만 해경은 2주가 가까워지도록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 경찰의 사법처리 수위를 지켜보고 징계위원회를 열겠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그 사이 양 경사는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 경찰은 양 경사가 합의함에 따라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검찰에 보낸 상태다.

해경이 소속 직원인 양 경사의 합의와 경찰의 불구속 수사 방침을 징계 수위에 반영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해경의 이같은 모습은 광주지방경찰청이 소속 직원의 단순 음주운전 사실을 인지한 지 일주일 만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광주 모 경찰서는 면허정지 수치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적발된 소속 간부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일주일 후 열어 1계급 강등 조치한 바 있다.

해경 관계자는 "양 경사가 최근까지 입원한 데다다가 퇴원해서까지 정신치료를 받아 징계위원회 회부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반면 양 경사의 사건을 처리한 경찰서 한 관계자는 "양 경사는 이번 사고로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