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후보자와 현 정부의 김황식 국무총리의 오랜 인연이 최근 관가(官街)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지난 1988년부터 6년간 장애인 첫 대법관으로 일했을 때 김 총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1988~89년)이었다. 당시 김 총리는 김 후보자를 지원하는 업무를 했으며, 김 후보자는 김 총리를 무척 아꼈다고 한다. 두 사람은 2차례 정도 해외여행도 함께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사제지간의 인연도 있다. 김 총리는 지난 1972년 사법고시(14회)에 합격한 뒤 1974년까지 사법연수원(제4기)을 다녔는데, 당시 김 후보자가 사법연수원 교수 중 한 명이었다. 김 후보자는 1973~75년까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겸하고 있었다. 이후 김 후보자는 1977년까지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직만 맡았는데, 197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김 총리가 1977년까지 첫 번째 판사 생활을 했던 법원이 바로 서울민사지법이었다.
이 같은 인연 때문인지 김 총리는 지난 24일 TV로 박근혜 당선인의 인선 발표를 지켜보던 중 김 후보자가 차기 총리로 지명되자 무척 반가워했다는 게 김 총리 측근들의 설명이다. 김 총리는 김 후보자가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을 받다가 갑자기 "그런데, 질문의 요지가 뭐죠?"라고 기자에게 되묻는 장면이 TV에 나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웃으면서 "저분이 성격이 원래 저래. 숨기는 게 없이 솔직하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총리는 이어 "(김 후보자가) 총리로 오면 의전 하기엔 참 편할 거다. 격식이라는 게 없는 분"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본관이 같은 '광산(光山) 김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