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를 징수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무원들이 받는 특정업무경비 등을 건보료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24일 "국회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공무원들이 특정업무경비, 월정 직책급(직책수행경비), 복지포인트 등을 사적(私的)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이 세 가지 항목을 (개인소득으로 간주해) 건보료 부과 대상에 넣는 방안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정업무경비는 수사·감사·예산 등 업무를 보는 공무원들에게 월 30만원 이내에서 지급하는 돈(부서·기관 지급분 제외)이며, 월정 직책급(직책수행경비)은 과장·국장 등 직책이 있는 공무원들에게 1인당 수십만원씩 지급하는 돈이다. 복지포인트는 공무원에게 포인트를 준 다음 연금매장이나 병원·리조트 등에서 쓰고 영수증을 제출하면 현금으로 계산해주는 것이다.
건보공단은 이 세 가지 항목은 경비로 사용한 증빙자료가 필요 없고, 사후 관리도 하지 않아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에 '보수(報酬)'에 해당하며 당연히 건보료 부과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회사원들은 특정업무경비, 복지포인트 등과 비슷한 항목을 보수로 분류해 건보료를 산정하는데, 공무원들만 산정 대상에서 빼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며 "우리(건보공단 직원들)도 비슷한 항목에 대해 건보료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건보공단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 2월까지 공무원사업장 점검을 통해 이 세 가지 항목을 건보료에 포함시키지 않은 기관에 대해 추가로 건보료를 징수했다. 그러나 2011년 2월 법제처가 "특정업무경비 등은 업무에 필요한 금액을 보전해주는 실비변상(실제 사용한 비용을 보전해 주는 의미)적 성격의 경비여서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건보료 징수를 중단했다.
이 유권해석에 따라 공무원들이 내는 건보료는 월 2만~3만원 줄어들었다. 법제처의 유권해석 때문에 징수하지 못하는 건보료가 특정업무경비 239억원, 월정직책급 131억원, 복지포인트 441억원 등 연간 811억원(2011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공단은 추산했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대해 일반 직장인 등이 "공무원 이기주의"라고 반발하자, 보건복지부는 일부 항목을 건보료 부과 대상에 넣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이 반대해 2011년 6월부터 총리실에서 조정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1년 6개월 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공무원의 특정업무경비 등을 보수에 넣으면 건보료뿐 아니라 근로소득세도 늘어난다.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에 질의한 결과를 토대로, 특정업무경비와 월정 직책급은 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근로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급여의 성격이 있다고 보고 2005년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8년째 묵묵부답이다. 복지포인트를 소득으로 인정할 경우 공무원들의 건보료와 세금이 올라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