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는 23일 탄도미사일 기술 이용 금지를 규정한 유엔의 결의를 무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제재를 확대하는 새로운 결의안(2087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새 결의안은 대북 금수(禁輸) 품목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물품의 교역을 막고 북한 금융기관이나 그 대리 기관,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현금을 이용한 북한의 비밀 교역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북한은 곧바로 외무성 성명을 발표해 "핵 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 군사력을 질량(質量)으로 확대 강화하는 물리적 대응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6자회담은 사멸(死滅)되고 한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고 했다. 3차 핵실험을 시사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후 국무·국방장관에 북한과 대화를 주장해온 인사를 지명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북핵은 절대 용납 않겠지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화의 창은 열어 두겠다"고 했다. 당선인은 특사단을 중국 새 지도부에 보내 남북 대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내민 손을 잡기만 하면 새 길을 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런 시기에 북이 핵실험에 나서게 되면 세계의 문(門)은 다시 굳게 닫히게 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할 경우 과거처럼 플루토늄이 아닌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북한이 예상대로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에 성공한다면 북핵 사태는 일변(一變)한다.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눈은 지금까지와 완전히 달라지고 미국 내에서 인내하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지켜보자는 대화론자들의 입지(立地)도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6자회담을 걷어찼으니 의장국인 중국의 입장도 난처하게 됐다. 박근혜 당선인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어도 나설 수가 없다. 정부와 박 당선인 측은 미국·중국과 함께 우선 북한이 그런 최악의 상황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외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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