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학교 진로교육지표조사 결과 보셨나요? 요리사가 교사·의사·연예인·경찰과 함께 초·중·고교생이 모두 선호하는 10대 직업에 당당히 포함됐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인 요리사가 배출되고 TV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업 요리사가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요리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입니다. 단, 요리사 역시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추려면 '언어'의 날개를 달아야 해요."
◇5개 국어 집중 교육… 졸업 후 미국 등 해외 대학 진학 가능
'국내 최초 조리 분야 중등 교육기관'인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1999년 개교)에서 13년간 후학 양성에 힘써 온 허훈(50) 교사는 "한식의 세계화에 진정으로 기여하는 조리 인력이 배출되려면 국제화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500명에 이르는 그의 제자 중엔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근무하는 이민(24)씨가 포함돼 있다. 주알제리대사관·JW매리어트호텔 등에 소속된 요리사를 비롯해 초콜릿 아트스쿨 운영자, 1인 레스토랑 창업자도 다수 활동 중이다.
호텔 조리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오는 3월 개교를 앞둔 서울조리국제학교 부교장직을 맡아 김형섭 교장(52·민족사관고등학교 초대 교감,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2대 교장 역임)과 함께 신입생 맞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개교 첫 해인 올해 3개 학급 90명(남자 50명, 여자 40명) 규모 운영을 목표로 현재 신입생을 모집 중인 서울조리국제학교는 '한류 선도 조리인 양성'을 목표로 한다. 주요 교육과정은 △한식·아시아식·서양식 조리법 △식사 서비스 매너 △식공간 연출 △메뉴 개발·창업 등 외식 사업 전반을 아우른다. 재학생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크리스천학교연합 인가를 받은 미국국제학교 프로그램이 적용될 예정. 중국어·일본어·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 5개 언어 집중 교육이 이뤄지는 점도 특이하다. 졸업생은 미국 고교 학력을 인정 받아 미국을 비롯한 해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허 부교장이 조리 인력 양성 교육에서 유난히 '언어'를 강조하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요리도, 언어도 모두 해당 문화권의 산물입니다.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그 나라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해당 국가 요리를 완성할 때 풍부한 해석을 가미할 수 있어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최신 요리 동향에 맞춰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서도 외국어 능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에 따르면 다양한 언어 구사 능력은 '한식의 세계화' 측면에서도 필수 요건이다. "식탁은 (음식을) '만든 이'와 '먹는 이' 간 교감이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세계 어느 나라, 어떤 사람에게라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어야 진정한 세계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체덕지'형 조리인 양성… 유명 셰프와의 인턴십 운영 계획도
김용중 SC컨벤션 이사(대한민국조리명인 1호), 박효남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총주방장(상무이사), 정혜정 국제한식조리학교장…. 서울조리국제학교 설립에 안팎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이들의 면면이다. 하나같이 국내 조리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최고 요리 전문가'들이다. 김형섭 교장은 "요리사에 대한 국내 인식이 높아졌다 해도 여전히 '요리사=예술가'로 평가받는 해외 선진국 수준엔 한참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며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셰프들이 '국제화'에 초점이 맞춰진 서울조리국제학교 운영 방식에 큰 관심을 보이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건 바로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조리국제학교 커리큘럼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신체활동이다. △식문화 체험 코스 △조리자격 취득과정 운영 △조리대회 출전 프로그램 등 조리와 관련된 것도 있지만 체육(마라톤〈4㎞〉·골프·스키)이나 봉사처럼 조리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프로그램도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허훈 부교장은 일명 '체덕지(體德智)론'을 펼쳤다. "흔히 인재의 3대 요소를 '지덕체(智德體)'로 요약하죠. 지혜(지식)가 우선이고 그 다음이 덕망, 마지막이 체력이란 얘깁니다. 전 '요리사만큼은 그 순서가 좀 달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요리는 '탄탄한 체력'(體) 없이 결코 탄생하기 어렵습니다. 또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德) 없이 음식을 만들어선 안 되죠. '요리 실력'(智)은 그 다음 얘기예요."
학교 측은 올해 신입생을 위한 특전으로 국내 최고 셰프들과 함께하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우리 학교 재학생이 '요리를 배우느라 다른 걸 포기하는' 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닙니다. 오히려 '요리 지식 덕분에 인접 분야 전문가로 도약하는' 학생을 배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조리국제학교 출신 음식평론가·외식산업전문변호사·외식사업가가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 기대해주세요."(김형섭 교장)
서울조리국제학교 입학 설명회
●일시: 1/17(목) 오후 2시, 1/19(토) 오후 2시, 1/25(금) 오전 11시
●대상: 중학교 졸업(예정)자
●장소: 서울 학교법인 사무실(강남구 도곡동)
●문의: 1899-2652 (02)575-6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