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법(택시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은 택시법이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는데다, 다른 교통수단과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견을 낸 국무위원 대부분도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의 권도엽 장관은 "택시는 고정 노선을 다니지 않으며 해외에도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해 지원한 사례가 없다"며 "여객선·전세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과의 형평성도 문제"라고 했다. 이재원 법제처장은 "대중교통의 정의가 다른 법과 혼돈이 있을 수 있어 재의 요구 요건은 갖추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도 문제다.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받으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적자 보전, 환승 할인 등의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 국토부는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에 들어가면 적자 보전, 환승 할인 등에 연 1조원 이상의 재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버스업계에 1조3000억여원, 택시업계에 4800억여원을 지원했는데 이 법 통과로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 지자체 부담이 상당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택시업계에 적자 보전 등을 하는 택시법이 결국은 저임금을 받는 택시 기사보다는 택시업체 경영자들에게만 이익을 줄 것이라는 여론도 작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버스 기사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택시 기사를 지원하는 데는 LPG 가격 안정화, 택시요금 인상, 운수종사자 복지기금 조성, 임금·근로시간 체계 개선 등을 담은 특별법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고흥길 특임장관은 "일반 여론은 택시법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많지만, 정치권에선 거부권 행사 시 국회와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과 재의 요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택시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택시법 개정을 약속하고 지난 1일 국회에서 택시법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버스업계가 운행을 중단하는 등 반발하자 본회의 상정을 유보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재의결을 할 수 있다.

[[찬반토론] 택시, '대중교통수단'이다?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