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극장가에 '동풍(童風)'이 불고 있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에서 내로라하는 성인 배우들을 제치고 아역 배우들이 호연을 펼치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 이미 개봉한 '박수건달'의 윤송이(9)와 '마이 리틀 히어로'의 지대한(12), 오는 24일 관객과 만날 '7번방의 선물' 갈소원(7)이 그 주인공들이다.
윤송이는 현재 박스오피스 선두인 '박수건달'의 비밀병기다. 개봉 전까지는 인지도가 거의 없었지만, 영화의 뚜껑이 열리자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극 중에서 '이소룡 소녀' 수민을 연기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블로그 등에 "영화 내내 궁금했던 배우" "처음 본 배우인데 정말 귀엽고 앙증맞게 연기한다"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윤송이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의류 인터넷 쇼핑몰에서 모델을 하다 방송사 어린이 프로그램에 캐스팅된 게 계기가 돼 연기를 시작했다. 3개월여에 걸친 오디션을 통과해 이번 작품에 발탁됐고, 다시 3개월을 공부해 연기와 부산 사투리를 완성해냈다고 한다. 김우재 프로듀서는 "송이는 연기 초보인데도 자기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촬영에 임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줬다"고 했다.
지대한은 '마이 리틀 히어로'의 아이콘이다.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스리랑카인인 다문화 가정 출신. 영화는 필리핀 출신 엄마를 둔 아이가 사극 뮤지컬 오디션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을 돌며 800여명의 아이를 만난 김성훈 감독의 눈에 띄어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오디션 초기 안산에 있는 다문화센터에서 대한이를 봤는데 연기 경험도 전혀 없고 너무 내성적이라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도 대한이가 보여준 강렬한 인상을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캐스팅되고 6개월여간 익힌 연기와 춤 실력을 영화에서 아낌없이 선보인 지대한은 "예전에는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는데 이젠 영화배우가 꿈"이라고 했다.
갈소원은 셋 중 나이로는 막내지만, 연기로는 가장 고참이다. 2011년 어린이 모델 선발대회에서 우승하고 드라마와 영화를 경험했다. 이번 영화에선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가, 조직폭력배·사기꾼·간통범·소매치기·자해공갈단과 함께 지내게 된 예승 역을 맡았다. 류승룡·오달수·김정태 같은 연기의 달인들과 능청스럽게 코믹 연기를 펼친다. 그가 서럽게 우는 장면에선 함께 울지 않는 관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연기 몰입도가 높다. 이환경 감독은 "캐스팅 후보 230명 중 당초 소원이는 연기에서 꼴찌였지만 목소리가 좋아 캐스팅한 뒤 3개월 정도를 가르쳤는데 놀란 만한 변화를 보여줬다. 이런 아역 배우는 다시 못 볼 듯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