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5일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경제부총리제 및 해양수산부 부활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후속으로 이뤄질 2차 조직개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설·통합되는 부처의 명칭은 발표됐지만 정부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처간 업무재조정과 중앙부처 실(室)ㆍ국(局) 단위 재조정안에 대한 구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 분과 간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다른 위원회 조직과 구체적인 부처의 업무 재조정, 산하기관 편재 조정 등에 대한 내용은 추후 청와대 조직개편과 국정로드맵 발표 과정에서 발표될 것”이라며 “부처 하위 부문의 업무 재조정은 추후에 자료집을 만들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가 추가로 발표할 부처 하위 조직의 업무 재조정을 앞두고 ‘실지(實地)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기술표준원 등 거대 산하기관 거취에 이목 집중

정부 부처간 업무 조정의 핵심은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산업 관련 부문과 교육과학부의 과학기술 부문이 핵심 동력인 미래창조과학부는 R&D(연구개발)예산 배분을 책임지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도 포괄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업무 조정 형태에 따라서 공룡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박 당선인이 산업과 기술의 융합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지경부의 신성장동력 부문도 편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초 박 당선인 대선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구상에서 제기됐던 교과부의 대학정책 기능 일부와 재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편성 기능이 포함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인수위 측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지식경제부 산하의 우정사업본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체신부, 정보통신부 산하였던 우정사업본부는 1급 조직이지만 전국적인 우체국 조직을 관리하며 각종 예·적금·보험 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정보통신기금운용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조직개편 때 마다 어느 부처에 편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행추위 구상 단계에서는 우정사업본부를 미래창조과학부에 포함시키지 않는 방안이 유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관가에서는 전국적인 행정조직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행정안전부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가 우정사업본부를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정책의 주도권이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갈 경우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표준과 기술, 산업의 전략적 연계 등을 담당하는 기술표준원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기반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편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경부 입장에서는 4국 20개과 규모의 거대 조직을 빼앗길 수 있다는 얘기다.

◆ 산업자원통상부 업무 범위·정부 3.0 전담 부처 등도 주목해야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본부를 흡수해서 산업자원통상부로 바뀌는 지식경제부는 통상교섭권 확보라는 숙원을 이뤘지만 기술정책과 신성장동력·정보통신산업 진흥정책기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에 뺏길 경우 출혈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부서 명칭에 '자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감에 따라 에너지 정책과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경제부총리제 부활로 명실상부한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의 지위를 얻게 된 기획재정부는 통상교섭본부와 지경부의 통합 불똥이 튈지 여부를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부처 조직이 업무 형태별로 편재돼야 한다는 논리가 인수위 내부에서 강하게 지지를 얻을 경우 대외경제국이 새로 출범하는 산업자원통상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 내부에서는 통상정책 조정권을 가진 경제부총리를 보좌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대외경제국의 잔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정부조직개편 구상에서 중요 사항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기능과 금융위원회의 국내금융기능의 통합,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다만 집권 후 경제상황이 개선되면 재론될 여지는 있다.

박 당선인이 강조하는 ‘정부 3.0’ 프로젝트를 전담할 부처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안전행정부로 개칭되면서 치안과 안전 관련한 업무로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CT전담조직을 포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부3.0 전담부처가 될 경우, 행안부의 행정정보화 전담 국실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