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에 'designated driver·지정 운전자'라는 단어가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는 파티나 바(bar) 등에 가게 될 경우 나중에 차를 몰고 돌아오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기로 정해 놓은 운전 담당자를 말한다. 이는 당연히 음주운전 사고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런 행사나 모임이 있을 경우 사람들은 서로 가까이 사는 이웃이나 동료끼리 될수록 차 한 대를 함께 이용하는 카풀(car pool) 방식을 활용해 교통비를 줄이고, 에너지도 절약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가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을 'designated driver'로 뽑아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것이다.
14일부터 인천시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내용의 '귀가 책임자 제도'를 운영한다.
이 제도는 각종 회식이나 간담회 등 술자리가 있는 모임 때 그 자리의 가장 선임자가 차를 가지고 온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 또는 몇 사람을 '귀가 책임자'로 지정해 주위에 공개하고 그로 하여금 다른 직원들을 차에 태우고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도록 하는 것이다.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 우선 목표다. 귀가 책임자로 지정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재래시장 상품권이나 도서상품권 등의 답례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가 이처럼 귀가 책임자 제도를 시행키로 한 것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는 공직 기강 확립 교육을 벌였음에도 공무원들의 음주운전이 없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시 산하 공무원 숫자가 2010년 28명, 2011년 18명, 지난해 14명으로 집계됐다. 숫자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음주운전이 없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시는 이번 제도 운영과 함께 음주운전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은 한 해 두 번 시 홈페이지를 통해 명단을 공개키로 했다. 또 승진과 인사이동 등에서 음주운전 범죄나 적발 경력을 평가 점수에 반영해 벌점을 주기로 했다. 김장근 인천시 감사관은 "음주운전은 어떤 경우에도 법적·윤리적으로 절대 용납되지 않는 행위인 만큼 다양한 방안을 동원해 완전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