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일본에서 최근 1년간 닛케이 주가지수가 14%나 폭락하고 소니·샤프·마쓰시타 등이 엄청난 적자에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주가가 무려 43% 이상 오른 괴짜기업이 있다. 히타치다. 이는 연구개발비·연구인력 등에서 경쟁사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어떤 경쟁사에도 필승(必勝)하는 경영 비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철저한 특허경영 전략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매출과 이익 목표 관리에 주력하고 감사는 회계감사에 역점을 둔다. 하지만 히타치는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 전략특허가 없으면 사업 책임자를 문책했고 사업을 과감히 포기했다. 감사 때도 필승 전략특허의 확보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했다. 따라서 철저한 전략특허 경영을 통해서 경쟁사의 제품시장을 가격보다 특허라는 무기로 제압하여 필승할 수 있었다.

국가는 히타치 같은 특허전략으로 필승이 불가능할까. 미국의 경우 총체적 국가 경제 위기 속에서 집권한 오바마는 히타치와 유사한 국가 특허전략을 채택했다. 새로운 특허, 즉 지식재산권이 새로운 지식벤처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특허청 조직과 인사를 대폭 강화하여 지식재산권 생산 속도를 2배 이상 빠르게 만들었다. 또 250년간 고집하던 선(先)발명주의를 선(先)출원주의로 바꾸는 혁신적인 법 개정을 추진하여 특허 출원 속도를 가속화했다. 특히 '지식재산 황제'라 불리는 막강한 권한의 집행조정관 자리를 백악관에 만들었다. 이 같은 국가 특허경영을 추진한 결과로 세계경제 불황 속에서도 고급 일자리를 새로이 창출했고 2% 이상의 예상 밖 경제성장을 기록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삼성과 애플의 분쟁은 특허전쟁의 시작에 불과하다. 특허전쟁에 패배하면 공장은 문을 닫고 근로자는 실직한다. 공장 주변 음식점·술집·가게도 문을 닫으면서 많은 사람이 생존의 일터를 잃게 된다. 최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비롯하여 K팝·온라인게임·드라마 등 한국의 무형 지식재산 경쟁력은 단군 이래 최고다. 국가가 이를 지식재산 전쟁의 무기로 활용했다면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의 지식재산권은 과학기술에 치중되어 있다. 국내용 특허 출원 건수는 상위권이지만 해외용 핵심 전략특허는 중하위에 속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 입국', 박정희 대통령의 '기술 입국'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식재산 입국(立國)'은 제3의 건국(建國)이 될 것이다. 가난을 떨치기 위한 기술 입국을 박정희 대통령이 진두지휘했다면 역사의 봄맞이를 위한 지식재산 입국은 박근혜 당선인이 총사령탑이 되어야 한다. 국민 갈등 에너지를 창조 에너지로 전환하는 1국민 1아이디어의 국민 발명정신 운동을 새마을 운동처럼 전개함으로써 국민의 머리에서 지식재산의 새싹은 물론 국민대통합의 새싹도 돋아나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재산 입국형으로 국가 운영의 새 틀을 짜야 한다. 우수 두뇌와 돈의 물줄기가 지식재산 창출 분야로 흘러들어 가게 해야 한다. 미국은 창의적 두뇌 영토 확보를 위해 이민법을 개정하여 외국의 우수 두뇌에게 영주권과 시민권을 주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우수 두뇌들이 이 분야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청와대에 대통령 직속의 막강한 전문 직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특허청은 지식재산처로 격상해 문화예술 부문도 총괄하여 지식재산 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 또 교육·과학기술·문화예술·국방·외교·법무 등 분야가 지식재산의 연구·생산·보호 부서가 되도록 국정감사를 해야 한다. 이렇게 새 틀을 짜면 우수한 우리 국민의 머리를 바탕으로 필승하는 지식재산 입국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