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처음으로 국제금융정책국의 국장을 파견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제 경제와 우리 경제의 연관성이 밀접해진 것을 감안한 것이지만 실상 '조직 방어'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혹시라도 금융부가 신설돼 재정부의 국제금융 기능을 뺏길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번에 인수위에 파견된 재정부 공무원은 국제금융정책국ㆍ과장, 정책조정국장 등 총 3명이다. 재정부는 예산실에서도 실무급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인수위 경제 1분과 간사인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이 '예산 전문가'인 통에 좌초됐다.

통상 인수위에는 재정부의 양대 축인 경제정책국과 정책조정국의 국ㆍ과장이 인수위에 간다. 거시(경제정책국)와 미시(정책조정국) 경제 정책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경제정책국장 대신 국제금융정책국장이 인수위에 합류하게 됐다. 물론 경제정책국이나 정책조정국장 이외의 국장이 인수위에 파견된 사례는 종종 있다. 앞서 2008년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금융정책국을 금융위원회로 넘기기 전까지는 금융정책국의 국장이 인수위에 파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금융정책국의 국장이 인수위에 간 것은 처음이다. 과장급이 파견된 적은 있었다.

이번에 파견된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은 행정고시 27회 재경직 수석으로 공직에 입문, 국제기구과장과 금융협력과장,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친 국제통이다. 2011년 4월부터 국제금융국장을 맡고 나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자본유출입 3종세트 도입으로 위기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엔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 상승이라는 쾌거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과시할만한 성과를 올린 몇 안 되는 부서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인수위에 가던 경제정책국장 대신 국제금융정책국장이 이번에 낙점된 것은 국제금융 기능을 타 부처에 뺏기지 않겠다는 조직 사수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또 은 국장의 경력이나 국제금융정책국의 성과도 한 몫 했다고 덧붙였다.

재정부는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부처에서 국제금융을 맡아야 정책 조율이 원활하고, 책임 소재 여부도 분명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원회로 옮기고 금융부를 신설할 경우, 부로 격상하기엔 조직이 지나치게 작다는 점도 거론한다. 재정부 일각에선 오히려 이전 정부 때 금융위로 넘어간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다시 끌어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조직 사수라는 임무 외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정책국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도 국제금융국장을 파견한 배경으로 꼽힌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등 거시경제 흐름이 대외 변수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국제금융정책국장을 파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율 급변동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국내 거시경제 쪽에서 풀기엔 한계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박 당선인이 지난 7일 첫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손톱 밑 가시'를 거론하며 피부에 와 닿는 중소기업 대책을 강조하는 등 국내 경제정책은 미시적인 정책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이 깊은 재정부 정책조정국은 중소기업, 경제 활력 제고, 복지에 초점을 두고 업무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