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패션 도시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했다는 대구시 주장이 14년 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자매결연 도시로 알고 있었던 밀라노시가 최근 "대구시는 밀라노시의 자매결연 도시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해왔다.

이 같은 해프닝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시는 패션 본고장인 밀라노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1980년대 말부터 교류를 추진해 왔다. 1988년 8월 뺄리데리 밀라노 시장이 대구를 방문해 협력관계를 논의했고, 이듬해인 1989년 4월 당시 박성달 대구시장이 밀라노시를 방문해 양 도시 간 자매결연체결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후 양 도시는 비공식 교류를 계속 해왔으며, 1998년 12월 당시 문희갑 대구시장이 밀라노시를 방문해 가브리엘 알베르띠니 밀라노 시장과 우호협력을 강화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선언문도 발표했다.

당시 공동선언문에는 '대구시장과 밀라노 시장이 양 도시 간 자매결연의 체결을 희망한 1989년 4월 22일 공동성명에 유념해 양 도시가 아래와 같이 발전될 수 있는 관계를 맺기로 합의하였다'고 나와 있다. 밀라노 측이 자매결연이라고 확정하지 않았음에도 대구시는 이를 자의적으로 자매결연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후 대구시는 홍보자료에 밀라노시와의 자매결연 사실을 비중 있게 소개했고, 1999년부터 대구 섬유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6800억원이 들어간 사업의 이름을 '밀라노 프로젝트'로 붙이는 등 각별한 관계임을 강조해왔다. 초등학교 4학년 수업교재에도 자매도시 이야기가 실렸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구시가 밀라노시에 자매결연 도시임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밀라노 측으로부터 '과거에 맺었던 공동성명은 자매결연 도시를 뜻하는 게 아니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다. 밀라노시는 "내부 절차상 자매도시가 되려면 우호교류 협정 체결 후 시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을 받지 못해 자매도시로 전환되지 않았다"고 통지했다. 대구시는 이후 5개월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구시 배영철 국제통상과장은 "당시 주 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도움으로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한 것으로 파악했는데, 밀라노시가 자매결연 도시가 아니라고 통보해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며 "추가협정을 통해 자매결연 도시로서 교류해나갈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