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임산부들의 목숨을 앗아가 문제가 됐던 가습기 살균제가 기존에 알려진 허파 손상뿐 아니라 심장 대동맥의 섬유화(纖維化)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경현 영남대 교수는 당시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원료 PHMG와 PGH를 사람 세포와 실험용 어류인 제브라피시에 주입했더니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피부 세포를 파괴하는 등 심각한 독성을 나타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성분들을 권장 사용량대로 농도를 맞춰 사람 피부와 혈관 세포에 직접 주입했다. 실험 결과, 규정 농도의 10배로 희석해도 피부 세포의 절반이 죽었다. 혈관 면역세포도 심각한 변형을 일으켰다.

특히 실험용 어류인 제브라피시의 어항에 같은 농도의 살균제를 풀었더니 70%가 죽었다. 연구진은 "제브라피시 사체에서 심장 대동맥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며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중증 폐질환자의 돌연사가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년 전 문제가 된 가습기 세척제와 동일한 조건으로 실험한 것은 아니다. 당시 보건 당국은 가습기 살균제인 만큼 생쥐를 대상으로 흡입 독성 실험을 해서 위해성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나 어항에 살균제를 직접 주입했다.

조 교수는 "살균제를 호흡했을 때도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다만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샴푸나 물티슈 등에도 쓰일 수 있는 만큼 생활용품 제조 성분의 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독성학' 인터넷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