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면서 아시아의 금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각) "아시아에서 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서구 투자자도 규제가 약한 싱가포르, 홍콩, 중국의 사설 보관업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자산을 찾아나선 아시아 국가들이 금을 쓸어담은 것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국의 금 수요는 176톤으로 세계 금 수요의 16%를 차지했다. 3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7% 늘어난 것이다. 홍콩은 같은 기간 57% 늘어난 6.9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WGC는 "싱가포르의 올해 금 수요가 작년보다 훨씬 강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이 앞장서 금을 사재기했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이 가장 먼저 금 매입을 선언하자 인도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금 200톤을 한 번에 사들였다. 이후 태국ㆍ한국ㆍ스리랑카ㆍ방글라데시 등이 일제히 금 매입에 나서는 등 아시아권 중앙은행들 사이에 금 사재기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금이 몰리자 사설 금고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WSJ는 귀금속 보관업체 말카아미트의 600톤의 금을 수용할 수 있는 싱가포르 금고가 포화 상태라고 전했다. 홍콩 금고는 약 1000톤을 보관할 수 있는데, 이는 중국 정부 공식 보유량인 1540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다. 말카아미트는 올해 상반기에 중국 상하이에 창고를 신설할 계획이다.

금고업체 관계자들은 은행들의 수요 증가도 한몫했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다양한 지역에 금 투자를 분산시켜 위험성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유럽과 같은 서방이 은행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다.

말카아미트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금고에 금을 맡겼던 아시아 투자자가 이를 빼내 아시아로 옮기고 있다"며 "유럽은행의 규제강화를 우려하는 서구 투자자 역시 아시아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룸, 붐 앤드 둠 리포트'로 알려진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 마크 파버는 "자산을 한 나라에 몰아넣는 건 실수"라며 "나도 스위스와 싱가포르 등지에 투자한 금을 분산해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