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둘러싼 ‘용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 밖이 아니라 당내가 목소리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윤 대변인이 버티고 있으면 박근혜식 인사스타일이 계속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는 게 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날 브리핑을 위해 기자단을 찾은 윤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란 말로 일관했다.
◆ 유승민, 인명진 '알아서 물러나라'
원조 친박(親朴)으로 불리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창중 대변인의 인수위 임명을 두고 "너무 극우다. 당장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인사는 검증도 해야 하지만, 검증 이전에 훌륭한 재목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윤 대변인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현해 “박근혜 당선인보다는 윤 대변인한테 조금 아쉽게 생각한다”며 “(윤 대변인이)과거에 사람들에게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것을 스스로 잘 알 텐데, 대변인으로는 적절하지 않으니까 본인이 (대변인직을)사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맡았다 하더라도 이거 때문에 박근혜 정부 출범에서 흠과 누가 되기도 하고 있다”며 “그러면 윤창중 씨가 사실은 스스로 물러나 주는 것이 박근혜 정부를 위해서 더 좋은 일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본인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당장 물러나라는 용퇴 촉구다.
◆ 용퇴(勇退), 가능할까
윤 대변인을 둘러싼 논란은 그가 임명된 지난달 24일부터 계속 됐다. 그가 과거에 썼던 글과 방송에서의 발언이 지나치게 편향적이어서 대통합을 외치는 박근혜 당선인의 이미지에 해(害)가 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비판을 의식한 그는 임명된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저로 인해 많은 분이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윤 대변의 용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첫 인선 작품을 ‘실패’ 카드로 인정하는 것이 향후 정국 구상과 추가인선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대변하듯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 대변인은 지금까지는 논객 입장에서 충실한 진영 논리를 펴온 분”이라며 “과거의 입장이 달랐다는 점에서 물러나라 하시는 것은 이르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 역시 지난달 31일 “윤 대변인이 인수위 대변인을 전담하게 된다”며 “인선 논란에 대해 “그런 점까지 생각해서 임명했다”고 답했다.
윤 대변인은 2일 “인수위원 임명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갖던 중 ‘용퇴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몇 초간 뜸을 들이더니 “오늘은 이 내용(인수위원 임명 지연)만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재차 질문을 받은 그는 웃으며 기자단에게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기도 했다. 이때 곧이 섰던 다리 한쪽을 몇 번 구부리는 등의 행동도 했다. ‘이 정도 하자’는 답과 함께 질의 응답은 끝이 났다.
한편 윤 대변인은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 임명은 필요한 절차를 밟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며 “늦어도 2~3일 내에는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