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지난 2012년을 관통했던 최고 유행어는 바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healing)'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명당 노인 자살률은 8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단연 1위 였다. 당장 자살이나 질병으로 신음하지 않는 한국인 상당수도 정신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우리 국민 130만명이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하는 보도도 본 적이 있다. 거의 사회적 재해 수준이다. 물질적 파산보다 더 무서운 심리적 파산이 다가오는 이 시대에 우리의 아픈 마음을 진정으로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UCLA 심리학과 아이젠버거 교수에 따르면 사회적 지지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흔히 생각하듯 타인으로부터 지지를 받았을 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그것을 제공했을 때에도 생겨난다고 한다. 즉 타인에 대한 배려,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데서 '힐링'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음료 대리점을 10년 넘게 운영해 오면서 정말 열심히 살아 왔다고 자부한 김권중씨는 잘못된 보증과 거듭된 거래처 부도로 일순간에 사장님에서 술 취한 아들 또래에게 멱살을 잡히는 대리운전 기사가 되었다. 그가 자살까지 시도하며 삶의 가장 밑바닥까지 갔을 때 그를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한 것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느꼈던 보람과 자존감이었다고 한다. 그는 죽고 싶을 만큼 견디기 힘든 가난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적십자를 통해 정기적인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잠을 보충해야 하는 낮 시간에도 노란 조끼를 입고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몇 년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복지 단체 기부금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나'의 일이 아니고 여유 있는 '남'의 일이라고 여기는 마음. 이 마음의 삭막함이 물질적인 배고픔보다 우리를 더 아프게 하는 건 아닐지. 1년에 한 번 점심 한 끼 비용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적십자회비 모금이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시작되었다. 새해에는 적십자회비 모금 동참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힐링'을 직접 체험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