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38)의 명예의 전당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NBC스포츠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마쓰이의 명예의 전당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20년 현역 생활을 정리한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10년,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을 뛰었다. 미국-일본 야구에서 그가 쌓아올린 20년의 실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미국 내에서도 번지고 있다.

지난 2003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마쓰이는 올해까지 10시즌 통산 1236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 1243안타 175홈런 760타점을 기록했다. 20홈런 5시즌, 100타점 4시즌을 보냈다. 특히 2009년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3방과 함께 MVP를 차지하며 양키스 통산 27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일본시리즈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 수상은 마쓰이가 최초였다.

아시아 출신 거포 타자로는 독보적는 성적이지만 사실 객관적인 기록 자체만 놓고 보면 명예의 전당은 무리다. 하지만 일본 시절 성적을 합산하면 충분히 조건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NBC스포츠는 '일본에서 3차례 MVP와 일본시리즈를 제패했다. 일본 시절의 332홈런 889타점 125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이 가산된 미일 통산 성적이라면 명예의 전당에 충분히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마쓰이의 미일 통산 성적은 2504경기 타율 2할9푼3리 2643안타 507홈런 1649타점.

그러나 현실적으로 마쓰이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NBC스포츠는 가장 큰 이유로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되는 건 미국에서의 성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명예의 전당 약관상 미국·일본 성적을 합산하는 건 불가능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의 수준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있게 들린다.

NBC스포츠는 '일본 리그는 트리플A 수준이다. 마쓰이와 스즈키 이치로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의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에서의 성적을 미국 기록에 통산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라고 했다. 하지만 아시아 타자로 메이저리그에서 두드러진 족적을 남긴 마쓰이의 상징적인 가치가 높게 평가돼 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NBC스포츠는 이치로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거둔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명예의 전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마쓰이에 앞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진출한 이치로는 통산 12시즌 통산 1911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2606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3000안타까지 394개를 남겨두고 있는데 역대 3000안타를 친 타자 28명 중 24명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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