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류현진·박찬호 공백. 충분히 메울 수 있다".

2013년 한화를 두고 절망적인 시선이 많다. 특히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박찬호가 현역 은퇴했으며 양훈이 경찰청에 입대하며 선발투수만 3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마운드를 두고 심각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는 "류현진와 박찬호 등 많은 투수들이 빠졌지만 오히려 나머지 투수들에게는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회로 삼는다면 서로 자극을 받아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지게 될 것"이라며 긍정론을 펼쳤다.

류현진·박찬호·양훈 뿐만 아니라 송신영도 NC로 이적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가 들어오고 황재규가 군제대했으며 강철민·김일엽 등 방출생, 송창현·조지훈·김강래 등 신인들이 새롭게 가세했다. 이브랜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고 나머지 투수들은 나이 많거나 경험 없는 어린 투수들이다. 하지만 송 코치는 "마무리훈련부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1군 전력감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캠프 때부터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송 코치가 투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도 경쟁과 기회라는 화두다. 정해진 자리가 얼마 없고, 누구든 치고 들어올 수 있다. 송 코치는 "투수들이 많이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야구는 해야 한다. 빠진 전력 만큼 다른 전력이 들어오게 되어있다. 선수들에게 그런 점을 인지시키고 있다. 외관상으로 힘든 건 사실이지만 기존의 선수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류현진과 박찬호의 공백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발 자리는 외국인 듀오 데니 바티스타와 이브랜드에 김혁민-유창식-윤근영으로 밑그림이 그려졌다. 올해 후반기 불펜 필승조로 활약한 송창식과 안승민은 그대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종확정된 건 아니다. 송 코치는 "캠프를 통해 감독님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다. 아직 마무리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훈련 상황과 몸 상태도 봐야 한다. 양적으로 많지 않은 만큼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최대 관건은 역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다. 송 코치는 "역시 외국인투수들이 성적을 좌우할 것이다. 이브랜드는 왼손 투수이고, 나이도 젊다는 게 강점이다. 한국문화에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새롭게 합류한 이브랜드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선발 유창식·윤근영에 불펜 박정진·마일영 등 왼손 투수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여기에 국내 1군 구장 중 홈에서 펜스 거리가 가장 짧았던 대전구장의 외야 펜스가 확장된 것도 투수들에게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케 한다. 송 코치도 "감독님이 오셔서 가장 먼저 지적한게 구장이 작으니까 투수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투수들이 잠실구장에서 편하다고 하지 않나. 이제는 대전구장에서도 조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는 올해 대전·청주 홈 6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04로 높았지만 잠실 원정 1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3.64로 크게 낮아졌다.

한화는 최근 4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그쳤다. 5년연속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는 1984~1988년 삼미·청보·태평양과 1991~1995년 쌍방울밖에 없다. 송진우 코치는 "이제 더 이상 내려갈 데도 없다. 내년은 분명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우리 투수들 모두 자신감을 갖고 기회를 잘 살리면 충분히 좋은 성과 기대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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