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통화량이 줄어 물가가 내리고 경제가 침체되는 것)을 탈피하는 것이 정권의 사명이다."

26일 새로 취임한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던진 일성이다. 중의원 선거에 당선되기 전부터 경기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던 아베 총리는 새 내각에서도 이런 기조를 고스란히 담았다. 새 내각은 '위기를 돌파한다'는 기치 아래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내각에 포함된 아소 다로 신임 재무상도 적극적인 부양책에 합세할 인물 중 하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9월부터 1년간 총리를 역임했던 아소 재무상은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일찌감치 아베 자민당 총재를 지지해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베 총리가 최측근을 중심으로 경제 전문가를 새 내각에 전면 포진한 것은 경제 회복이라는 과제를 효율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소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인 부양책을 시사했다. 그는 "내년 3월말로 끝나는 회계연도에서 정해진 44조엔(5130억달러) 규모의 부채 한도를 고수하지 않겠다"며 추가 국채 발행을 시사했다. 이 한도는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도입한 것이다. 아소 재무상은 총리 자리에 있던 1년 동안에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서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쓴 바 있다.

아베 총리도 이날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나는 내각과 함께 강력한 통화정책과 함께 유연한 재정정책 및 개인투자를 장려하는 성장전략을 이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위기 돌파 내각을 조직해서 전 각료들이 경제를 끌어올리고 위기를 관리하는 데 전력을 다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선 "국익을 우선해서 상황을 먼저 분석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소 재무상이 아베 총리의 무조건적인 돈풀기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베 총리는 세금 인상 등을 통해 추가 재정을 집행하지 않으면 15년내 다섯번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이같은 부양책은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도시카와 다카오 인사이드라인 편집장은 "베테랑인 아소 재무상은 (내각 중) 유일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내각의 추가 부양 시사에 따라 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2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베 정권은 내년 1월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10조엔 규모의 2012 회계연도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고 내년 5월쯤에는 2013 회계연도 예산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