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소매업체들이 연중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 휴가철을 맞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쳤지만, 매출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재정절벽(감세혜택 만료와 급격한 재정지출 감축으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는 현상) 등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으면서, 실제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줄었다고 언급했다.

◆ 재정절벽에 총기 난사까지…소비심리에 찬바람

로이터에 따르면 전미소매연합회(NRF)는 24일(현지시각) 올해 11월부터 시작된 연말 쇼핑시즌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난 5860억1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액이 전년보다 5.6% 늘어났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크리스마스 경기가 작년만 못했던 셈이다.

제품 분석 및 리서치전문 업체인 쇼퍼트랙도 연말 쇼핑시즌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발표했다. 쇼퍼트랙은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 올 한해 미국 전역의 소매점 매출이 평균 3.3%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자 예상치를 2.5%로 낮춰 잡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원인으로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고조된 점을 꼽았다.

무디스의 스콧 튜이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해결될 것이라던 재정절벽 협상 전망이 기한 내 합의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지난 16일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 전역의 연휴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도 악재"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 피해로 북동부지역에 전력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온라인 매장 매출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스터카드 산하 컨설팅 업체인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올해 연말 쇼핑시즌 온라인 매출증가율은 8.6%로, 지난해(16%)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 '재고 쌓일라' 과도한 할인…순익에 악영향 줄 수도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은 매년 11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이어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들은 한 달이 조금 넘는 이 기간에 한 해 매출액의 5분의 1을 벌어들인다. 특히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인 이른바 '슈퍼 토요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하룻밤 새 평균 150억달러의 매출이 이뤄진다.

그러나 올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부진하면서 제품을 잔뜩 쌓아놓은 소매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체는 최근 몇달간 미국 내 소비경기가 호조를 보이자 평소보다 제품을 많이 들여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 가운데 대다수는 재고로 쌓이게 될 처지에 놓였다.

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소매업체들이 미처 팔지 못한 제품들을 처분하기 위해 가격할인 폭을 넓히고 있다"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70% 이상의 과도한 할인도 서슴지 않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순익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징세일의 크리스 가를로타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인기순위 상위의 1만개 제품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 제품의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평균 제품가격 할인율은 33% 수준이었지만 지난 20일에는 평균 43%까지 올랐다"며 "소매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할인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