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은 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일자리 창출ㆍ투자활성화, 불필요한 규제 폐지, 저성장ㆍ고령화 대비 방안 등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9일 조선비즈가 각 협회장, 연구원장 등 11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물어본 결과 대다수가 내년 경제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전반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경기 침체 상황에서 녹록치는 않지만 새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 일자리 창출 주력해야

가장 많이 나왔던 바람은 역시 일자리 창출이었다. 일자리가 우리 경제와 국민들의 삶에 필수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따지고 보면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취직이 안되는 것"이라며 "취직이 되면 돈을 쓰고 결혼하면 가구도 팔릴 것이고 부동산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볼 때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새정부는 1~2년도 못가서 실패한 정부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전무는 “현재 경기 회복력이 매우 약화돼 있어서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경기 활성화 정책 추진으로 일자리, 가계부채, 소득양극화 문제 등 쌓여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우 손보협회장도 “신정부 출범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나라는 각종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망이 돼주는 국가가 돼야 한다”며 “고용을 늘리고 민관이 상호보완하는 사회안전망 체계 구축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 불필요한 규제 폐지ㆍ세제지원 필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해 투자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유병규 전무는 “일자리를 위해서는 국내외 투자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투자를 하기 위한 행정규제, 진입규제 등 많은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세제상의 지원 등을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욱 대외경제연구원장은 “현 정부에서 실패한 점을 하나 꼽으면 서비스 산업 규제 철폐다”며 “서비스 시장이 강화되지 않으면 내수를 확대할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 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형 여신협회장도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금융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하고 금융회사에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저성장ㆍ고령화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저성장' 문제가 새 정부의 첫 번째 시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내년 우리 경제가 맞닥뜨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저성장"이라며 "세계 경제가 다 어렵고 경기 부진에 따른 위험 요인도 많은데,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또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인구 고령화를 감안할 경우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며 “과거처럼 투자를 더하는 식으로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력과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핫머니 유입 등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에 대해 위기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은 “앞으로 대외적으로 파고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새 대통령께서 위기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한다”며 “특히 내부적으로 핫머니가 들어올 가능성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위기관리 능력을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 경제민주화, ‘재벌때리기’ 아닌 ‘시장경쟁 차원’ 접근해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가 시장경쟁의 근본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지적도 나왔다. 현오석 원장은 “경제 민주화는 슬로건이 아니다”며 “경제 민주화는 (재벌 때리기식이 아니라) 시장 경제의 근본인 '공정 경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규 전무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기에 앞서서 경제민주화의 의미가 뭐고 그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를 통해 뭘 해야하는지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등을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한데,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항구적인 지출에 대한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원동 원장은 “지금은 감세할 타이밍이 아니다”며 “복지같은 경우 한번 시작하면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재원이라고 하면 반드시 항구적인 재원조달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를 늘리고 안늘리고 하는 것은 가치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선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 어렵지만 만약 항구적인 지출을 필요로 한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