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안양, 우충원 기자]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아이스하키 강국 캐나다서 유망주였던 젊은이들이 한국을 찾았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활약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귀국했다. 안양 한라의 성우제(20), 안정현(19) 그리고 김지민(20)이 그 주인공.

약체 차이나 드래곤과 경기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펼친 이들은 공격진의 마지막 조서 함께 출전했다. 성우제는 1피리어드 2분58초만에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안정현과 김지민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언론인(성백유 SBS ESPN국장) 아버지를 둔 성우제는 초등학교 시절 클럽팀에서 아이스하키를 배웠다. 이후 중학교때 캐나다로 건너가 기량이 급상승했다. 김지민과 성우제와 비슷한 경우. 고등학교 때 건너가 새롭게 눈을 떴다.

안정현은 1살때 캐나다로 건너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이스하키 뿐만 아니라 공부도 잘했다.

3명의 공통점은 한가지다. 국가대표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 대학 진학을 비롯해 여러가지를 포기한 이들은 그저 아이스하키가 좋아 한국행을 결심했다. 특히 안정현의 경우 SAT 성적도 좋아 아이비리그로 진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한국에 왔다.

이날 골을 터트린 성우제는 여름마다 한국에 와서 한라에 합류, 훈련을 해왔다. 고향 같은 곳에서 데뷔전을 펼친 그는 첫 골 상황에 대해 "들어갈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많은 관중들이 입장한 것은 아니었지만 후배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바로 과천 위니아 클럽팀 선수들. 어린 선수들이지만 성우제의 플레이를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성우제는 "아직 팀에 합류해 함께 훈련한지 1주 밖에 되지 않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고 오늘 경기력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시간이 흐르고 팀에 적응하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팀에서 제 자리를 찾는 것이 목표다. 가능하다면 올 시즌 신인왕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우제와 안정현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정현은 거친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차이나 드래곤의 외국인 선수 매튜 클레이저와 몸싸움을 벌이다 퇴장을 당했다. 성우제는 글레이저로부터 악의적인 보디체킹을 당하자 곧바로 달려들어 주먹을 날리는 등 넘치는 투지를 선보였다.

성우제는 "나는 한국에 자주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안정현과 김지민은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그래서 제대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고 동료를 감싸안기도 했다.

180cm가 넘는 키에 훤칠한 얼굴을 가진 이들은 말 그대로 꽃미남이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겠다는 마음은 꽃미남 이상이었다.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난 이들의 마음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첫 발을 내딘 이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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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성우제-김지민=안양 한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