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총격 발생'→'최소 3명 사망'→'20명 이상 사망한 듯'→'희생자 대부분이 초등학생'….
방송의 속보가 전해지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들떠 있던 미국이 한순간에 경악과 슬픔에 빠졌다. 총기 난사 사건이 수시로 일어나는 미국이지만, 이번에는 초등학교 어린이 20명이 무차별 총격에 쓰러졌다는 충격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 시각)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참극에 대해 "이날은 1년 중 가장 어둡고 슬픈 날"이라고 했다.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 주지사는 "악마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의 연방정부 건물을 비롯한 미 전역에 조기(弔旗)가 걸렸다. 백악관 앞 광장 등에는 촛불을 든 시민 수백 명이 나와 희생자들을 기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수많은 어머니가 아이들을 꼭 껴안고 밤을 보냈다"고 했다. 15일 열린 미 프로농구(NBA), 대학 풋볼 등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이번 참사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일부 선수는 유니폼에 '뉴타운, 코네티컷'이라는 글자를 새기고 나오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발생 수시간 후 백악관에서 애도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을 발표하던 중 "오늘 사망한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다. 어여쁜 어린이들…"이라고 하다가 목이 멨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오바마는 "극악무도한 참사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자꾸 발생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어린이들은 물론 희생당한 사람들의 미래가 없어진 게 너무 가슴 아프다"고 했다.
백악관 담당기자들은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격한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에는 뉴타운 참사 현장을 직접 찾아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 방송들은 온종일 총기 난사 사건 특보 체제를 유지했고,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 등 주요 신문들도 이번 참극을 5~6개 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신문이 단일 사건에 대해 이처럼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각계의 유명 인사들도 충격과 분노를 표출했다. 마이애미 히트의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는 나에게 모든 것이다. 이들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는 건…. 희생자 부모들의 슬픔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알렉산더 페트리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될 때마다 '하느님, 맙소사'라고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비참하다"고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전 세계 지도자들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내거나 성명을 발표하며 애도를 표했다. 좀처럼 공개 발언을 하지 않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아이들이 많이 희생돼 매우 충격을 받았고 슬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