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의 외주 정비를 맡은 업체가 실제로 정비하지 않고도 부품을 새로 구입해 교체한 것처럼 속이거나, 유사 부품을 순정부품으로 둔갑시키는 수법으로 정비 대금을 허위·과다 청구한 혐의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특수부(이주형 부장)는 12일 F-16 전투기 등의 정비 대상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속이거나 부실 정비해 방위사업청, 공군·해군 군수사령부로부터 정비 대금 약 2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항공기 전문 정비업체 A사 대표 김모(66)씨와 부품 수입업체 B사 대표 김모(60)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A사에 순정부품을 납품한 것처럼 가짜 세금계산서 등을 발행해 준 전자 부품 도매업체 C사 대표 박모(57)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공군은 국내에서 생산된 KF-16 130여대와 함께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직도입된 F-16 40대를 주력기로 보유하고 있다.
A사의 대표 김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21차례에 걸쳐 방위사업청 등과 계약을 맺고 F-16의 297개 구성품을 정비하며 52억여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이 과정에서 부품 7000여개를 교체한 것처럼 속이거나, 유사 부품 대신에 순정부품을 쓴 것처럼 허위 서류를 제출해 정비대금 23억여원을 더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군이 2009년 발생한 링스 헬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미국에서 수입한 순정부품이라는 사실을 증빙할 서류를 요구하자 김씨는 B사와 결탁했다. A사가 보유하고 있던 폐부품 등을 위장 수출입을 통해 순정부품으로 둔갑시키고 가격을 부풀렸다. 김씨는 친지 등의 명의로 유령회사 3개를 설립한 뒤 부품을 미국 소재 업체에 위장 수출하고, 이를 B사가 수입해 A사에 납품한 것처럼 수입신고필증, 거래명세서 등을 위조해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B사는 4억5000만원, 미국 소재 2개 업체도 1억50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그러나 그동안 군은 이들의 사기 행각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2010년에는 공군참모총장 감사패, 2011년 방위사업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9월 감사원이 무기 체계 유지·보수 실태를 감사한 결과에 따라 A사를 고발하자 수사를 벌여 이들을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