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安哲秀)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3일 대선 캠프 해단식에서 문재인(文在寅)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민주당과 문 후보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문 후보 측은 내심 '전폭적인 지지와 적극 지원'을 기대했으나, 안 전 후보는 지난달 23일 대선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문 후보 성원과 백의종군'에서 크게 더 나아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안 전 후보가 앞으로 문 후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도울지, 지원 활동이 문 후보 지지율을 올리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지는 했지만 적극 지원은 불확실

안 전 후보는 이날 8분 연설에서 20여초 동안 문 후보 지원 얘기를 했다. 안 전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고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문 후보와 만나거나 지원 유세를 할지 등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 진영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사무실에서 해단식을 열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오히려 "지금 대선은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흑색선전과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이 이날 박근혜(朴槿惠) 새누리당 후보와 친·인척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가 최고조에 달한 순간 안 전 후보가 제동을 거는 듯한 모양이 됐다.

안 전 후보 발언의 진의를 놓고 정치권에선 해석이 분분했다. 민주당은 "문 후보 지지 의사를 확실히 한 것"이라고 했고, 안 전 후보 측은 "선거법상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는) 법적 제약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정치 쇄신안 없이 낡은 과거·네거티브 싸움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게 네거티브 선거와 구태 정치를 중단하라는 숙제를 또다시 던진 것"이라고 했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해단식이 끝난 지 2시간여 만에 기자 브리핑을 자청해 "안 전 후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번 더 밝히고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돕나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도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해 문 후보와 공동 유세를 하거나 '국민 연대' 방식의 공동 선대위를 꾸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이날까지 회동 약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안 전 후보 측 핵심 인사는 "구체적 방안은 정해진 게 없다. 조만간 (어떻게 도울지) 결정해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부에선 "안 전 후보가 당장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거나 민주당과 결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한 측근은 "새 정치 운동을 펴나가면서 문 후보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안 전 후보의 요구대로 정치 쇄신안을 내고 선거운동 방식을 바꿀 경우 안 전 후보가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명분이 생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단 효과 미미하지만…"

전문가들은 안 전 후보의 이날 발언이 문 후보 지지율을 올리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11월 23일 발언과 별로 달라진 게 없어 안 전 후보 지지 성향의 부동층을 움직이기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공동 유세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중도·무당파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문 후보 지지율이 최대 4~5%포인트 정도 올라갈 수 있다"면서도 "안 전 후보의 지원 시기가 늦어질수록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안 전 후보가 적극 지원하면 문 후보 지지율을 3~5%포인트까지 더 올릴 수는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