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은 올해도 흥행보다는 예술성과 사회적 문제작을 택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배우 유준상·김혜수의 사회로 열린 제3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관객 60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친 '피에타'는 관객 1000만을 넘긴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도둑들'을 제쳤다. 작년에도 흥행작들을 제치고 문제작 '부당거래'에 최우수작품상을 줬던 청룡영화상이 올해도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앞세우는 선구안을 그대로 보여준 것. 김기덕 감독은 시상대에 서서 "이 영화는 스태프가 25명이고 제작비가 1억원, 제작촬영 일수가 10일이었다. 우리 영화의 뜨거운 심장이 되어준 스태프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피에타'는 자본주의, 돈이 지배하는 극단적인 세상에 대한 영화다. 나는 돈이 주인이 아닌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어 주연 여배우인 조민수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조민수는 "정말 감사하다. 작품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감독상은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 받았다. 그는 "'부러진 화살'을 사랑해주신 관객분들, 지금 제 영화 '남영동 1985'가 상영 중인데 재미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남우주연상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최민식이 받았다. 그는 수상한 뒤 떨리는 목소리로 '터치'의 민병훈 감독이 교차상영에 반발해 스스로 영화를 내린 것을 거론, "상업영화든 비상업영화든 그런 일이 없게끔 제도적으로 상생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고 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임수정은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의 여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남우조연상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카사노바를 연기한 류승룡에게 돌아갔다. 작년에도 '최종병기 활'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로 소통을 얘기했는데 얼마 안 있으면 소통을 이뤄야 할 날이 온다. 여러분도 자신이 킹 메이커라 생각하고 (대선에서)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사람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가시'에서 살인기생충에 맞서 가족을 지키는 어머니를 연기한 문정희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신인남우상은 '건축학개론'에서 코믹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조정석이 수상했고, 신인여우상은 '은교'의 김고은 몫이었다.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은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앞서 오후 7시 30분부터 열린 레드 카펫 행사에선 여배우들이 비와 눈이 내린 추운 날씨에도 몸의 라인을 드러내는 과감한 드레스를 입고 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신인여우상을 놓고 경쟁한 배수지와 김고은은 각각 검은색 미니드레스와 붉은색 롱드레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수현·유연석·조정석 등 여성팬이 많은 배우가 등장할 때는 행사장 계단을 가득 메운 수백명 팬들에게서 실내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다음은 기타 수상자(작)들.
◇각본상=윤종빈(범죄와의 전쟁) ◇기술상=유상섭·정윤헌(도둑들―무술) ◇미술상=오흥석(광해) ◇음악상=조영욱(범죄와의 전쟁) ◇조명상=홍승철(은교) ◇촬영상=김태경(은교) ◇한국영화 최다관객상=도둑들 ◇청정원 단편영화상=강원(밤) ◇청정원 인기스타상=하정우·김수현·공효진·배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