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유세에서 "새누리당 재집권을 반드시 막아내고 진보적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야권 선거 연대를 묻는 말엔 "정권 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가 대선을 완주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끝까지 경쟁하면서 선거 연대를 할 방법은 없다. 선거일 전에 어느 한 쪽이 물러나야 한다. 안철수 후보 사퇴 직후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후보 지지도는 문재인 39.9%, 심상정 0.3%, 이정희 0.2%였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그러나 심 의원보다 지지도가 더 낮은 이 후보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오히려 문 후보가 야권 연대에 소극적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트위터를 통해 "문 후보님, 종북 색깔 공세가 두려워서 연대가 부담스럽습니까. 그런 공격이라면 통합진보당이 야무지게 '사수대'가 되어 드릴 테니 '진보적 정권 교체'를 향해 같이 뜁시다"고 했다.

통합진보당은 4월 총선에서 민주당과 연대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민주당 거점인 호남과 수도권에서 알토란 같은 지역구를 양보받아 의석 6석을 확보했고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문제 등을 자기들 뜻대로 끌고 갔다. 민주당은 "국민 신뢰를 잃은 진보당과는 더 이상 손잡기 어렵다"고 거리를 두고 있지만 진보당은 민주당이 선거 막판 몇만 표가 아쉬운 상황이 오면 결국 손을 내밀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 후보가 0.2%짜리 지지율을 붙잡고 물러서지 않는 이유도 단일화의 반대급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후보는 내달 6일부터 시작되는 세 차례 TV 토론에 모두 초청됐다. 의석 5석 이상 정당 후보를 TV 토론 초청 대상에 포함시킨 현행 선거법상 이 후보 참여를 막을 순 없다. 그러나 이 후보가 참여할 경우 국민은 지지율 40% 안팎인 박근혜·문재인 후보 간의 양자 토론 대신 0.2%짜리 이 후보까지 낀 3자 토론을 지켜봐야 한다. 문 후보와 연대하겠다는 이 후보가 문 후보가 바라는 양자 토론 대결 기회를 가로막는 셈이다. 이 후보가 단일화를 말하며 TV 토론까지 참여하려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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