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현재 취업약정형 1사1교 협약(이하 '1사1교 협약'·키워드 참조)을 맺은 기업과 특성화고는 총 36쌍이다. 지난해까지 1사1교 협약으로 취업한 학생 수도 164명에 이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1사1교 협약은 산학협력교육의 이상적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맛있는공부는 올해 1사1교 협약을 맺은 모교 덕에 또래보다 일찍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고 3 학생 세 명을 만났다.
case1ㅣ부산진여상―삼성에스원
전대영 부산진여자상업고등학교(이하 '부산진여상') 취업지원부장은 "삼성에스원 부산·울산 지역본부 사무직 근로자 중 70%가 부산진여상 출신"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스원에선 '부산진여상 졸업'이란 이름표가 곧 '미더운 인재'와 동의어인 셈이다. 줄곧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두 곳은 올해 아예 1사1교 협약까지 맺었다. 자기소개서·모의면접 등을 주제로 교내 경시대회를 개최하며 취업 교육에 힘쓴 부산진여상 교사진과 삼성에스원에 취업한 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졸업생 선배 덕분이었다.
올해 수혜자는 옥지원(3년)양이었다. 삼성에스원 면접관들은 옥양을 보자마자 반가워하며 "선배들이 일 참 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고 2 때 삼성에스원에 취업한 선배에게 취업 멘토링을 받으며 이 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그 또한 같은 자리에 섰다.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주최 전국정보과학경시대회에서 회계 부문 대상을 타는 등 틈틈이 연마해 온 '기본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옥양은 "고교 진학 당시만 해도 별 생각 없이 우리 학교를 선택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case2ㅣ영락유헬스고―바이오넷
"1사1교 협약이 없었다면 과연 제가 이 자리에 있었을까 싶어요." 송수환(서울 영락유헬스고 3년)군은 지난 9월부터 독일에 머물며 취업이 확정된 MGB베를린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치고 있다. MGB베를린은 영락유헬스고와 1사1교 협약을 맺은 의료기기 업체 바이오넷의 독일 법인. 현지 시장 조사 등에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보였던 송군은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 맞춤형 교육을 받게 해준 학교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연세대 교수직을 정년 퇴임한 이튿날 영락유헬스고에 부임한 이명호 교장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맞춤형 교육을 펼쳤다. 의료기기를 연구하는 연세대 교수를 초빙해 특강도 여러 차례 개최했다. 재학생 실력은 자연스레 늘었다. 송군에 따르면 "3학년생 가운데 유헬스('유비쿼터스 헬스〈ubiquitous health〉' 의 줄임말로 원격진료 시스템을 일컫는다)기능사 자격증 미소지자가 없을 정도"다. 송군과 함께 지난 12일부터 엿새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의료기기박람회 '메디카'에 참석했던 이 교장은 "아직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좁다"며 "코엑스보다 30배나 큰 전시장에 의료기기 업체가 꽉 들어찬 모습은 장관이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바이오넷 외에도 3개 기업과 추가로 협약을 맺어 '다사1교 협약'이란 새 모델을 개척한 그는 "좀 더 많은 기업이나 병원과 협약을 맺어 송군처럼 준비된 인재를 세계 무대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case3ㅣ한국외식과학고―애슐리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업체 애슐리에서 일한 지 이제 겨우 3개월, 하지만 박청서(경기 양주 한국외식과학고 3년)군은 사내에서 이미 '핵심 인재'로 손꼽힌다. 벌써 아르바이트생을 총괄하는 리더직을 제의 받았을 정도다. 한국외식과학고 출신으로 1사1교 협약을 통해 올해 애슐리에 취업한 신입사원은 총 8명.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회사 내 기대가 크다. 내년 애슐리 입사를 앞둔 한국외식과학고 2학년생은 32명에 이른다.
강신호 애슐리 채용팀장은 사업을 확장하면서 '외식업계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생의 평균 근속률이 6개월도 채 안 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지속적 발전을 기대하긴 무리였다. 청소년기부터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한국외식과학고와 1사1교 협약을 체결한 건 그 때문. 고 1 때 칼질과 청소만 해댔던 박군은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회의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내에서 '조리 기본기가 탁월하고 청소 하나는 끝내주게 한다'는 평을 듣는다. 회사가 향후 그에게 보이는 관심도 크다. "또래 친구들은 대학 원서 쓰느라, 등록금 걱정하느라 정신없는데 전 승진 제의까지 받았잖아요. 남보다 이르게는 4년 먼저 시작하는 거니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취업약정형 1사1교 협약
취업을 전제로 기업과 특성화고등학교가 맺는 협약. 기업은 학교에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학교는 현장 중심의 기능·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윈윈(win-win)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