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캐릭터 '뽀로로'를 만든 김일호(44) 오콘 대표도 25일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 캠페인에 동참키로 했다. "앞으로 작은 결혼식을 올린 부부와 자녀를 어린이날과 성탄절마다 '뽀로로파크'와 '디보빌리지'에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뽀로로파크와 디보빌리지는 김 대표가 캐릭터 '뽀롱뽀롱 뽀로로'와 '선물공룡 디보'를 활용해 만든 어린이 실내 테마파크다. 서울 잠실·신도림, 경기 고양 킨텍스 등 16곳에서 운영 중이다. 지점마다 주말 입장객이 3000명이 넘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중국 상하이에도 지점을 열었다. 입장료는 어린이 1만6000원, 어른 6000원이다. 테마파크를 무료로 이용하려면 캠페인에 동참한 서약서를 지참하면 된다.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제작자 김일호 오콘 대표가 가족들과 함께 25일 서울 잠실 뽀로로파크를 찾았다. 김 대표는 “저의 두 아들도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진출한 뽀로로의 성공 비결을 평범함과 소박함에서 찾았다.

"뽀로로는 영웅이나 해결사 같은 특별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같이 놀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캐릭터죠. 그래서 누구나 좋아하고 오랫동안 인기를 끄는 것 같아요."

그는 인터뷰 내내 "콘텐츠를 창조할 때는 항상 소비자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결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허례허식에서 벗어나 신랑·신부와 하객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이 눈도장 찍는 행사가 아니라 진짜 친한 사람들과 얘기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되었으면 해요. 이제 그런 방향으로 '콘텐츠'를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작은 결혼식장에서 그런 의미 있는 소통과 변화가 나온다고 봅니다."

충남 조치원 출신인 그는 1997년 서울대 미대 후배인 부인(41)과 결혼했다. 나란히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한 뒤 1996년 함께 오콘을 세웠다. 작은 오피스텔에서 밤새 일하며 정든 사이라 호화 결혼식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제가 장손이라 하객은 400명 정도 왔었어요. 하지만 예물로 반지와 시계만 나눴어요. 가족들에겐 예단으로 와이셔츠를 선물했죠."

그는 "아직 어리지만 12세와 6세인 두 아들도 의미 있고 검소하게 결혼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요즘 극장용 뽀로로를 준비 중이다. 최근 시사회도 열었다. 내년 1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