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표명으로 새누리당민주통합당의 전통적인 맞대결 구도로 짜이게 됐다. 지금까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대체로 우세였다. 그러나 안 후보 지지층이 박 후보보다는 문 후보 쪽에 더 많이 더해진다고 봤을 때 이제부터의 레이스는 팽팽한 5대5의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 지지층 어디로

이번 대선의 앞으로 남은 최대 변수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이다. 이번 대선이 과거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무당파층이 최소화됐다는 점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당파층은 10% 이내였다. 안철수 후보가 무당파층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무당파층의 행로도 복잡해졌다. 일부는 여야 후보로 이동하지 않고 그냥 무당파층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안 후보 지지자 중에서 문 후보 쪽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박 후보 쪽으로 옮겨가는 사람들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변수는 안 후보의 사퇴가 '아름다운' 과정을 거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벼랑 끝 감정싸움 끝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안 후보 지지층이 흔쾌하게 문 후보에 대한 지지로 옮겨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 지지층의 20% 정도는 비(非)민주당 성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박근혜·문재인 대결이 이뤄질 경우에는 문 후보 대신 박 후보로 지지를 바꿨다. 어떤 조사에선 안 후보 지지층의 30%까지 박 후보에게 옮겨간 경우도 있었다.

이날 안 후보 사퇴 회견 이후 안 캠프 내부에서도 민주당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내비치는 관계자들이 상당수 있었다. 일반 지지자들의 경우에는 심리적 상실감이 더 클 수 있다. 특히 안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기존 정치에 혐오감을 가진 층이라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 관계자들도 "안 후보 핵심 지지층인 20대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이들의 투표율이 떨어지게 되면 새누리당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朴, 文 누가 더 유리할까

전문가들은 결국 "안 후보가 문 후보와 함께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도 하고 투표 독려도 하느냐, 아니면 사퇴 후 뒤로 빠지느냐가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본부장은 "지금까지 조사로만 보자면 안 후보 사퇴 이후의 박근혜·문재인 1대1 대결은 5대5의 접전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중도층이 박 후보에게 넘어가게 될 수도 있고, 이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아 투표율이 떨어지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문 후보 쪽이 안 후보 사퇴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싸울 때까지 싸우다가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는 상황과 비교해보면 (안 후보 사퇴로 이뤄진 단일화의) 시너지가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도 "당장 극적인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 같지는 않지만 내주 초부터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안 후보가 민주당의 압박에 밀려서 판을 깨는 모양새가 됐다"면서 "안 후보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 일이기 때문에 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안 후보가 '양보'를 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의 벽에 막혀 '포기'한 모양새"라며 "안 후보 지지층은 침묵하거나 방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 후보의 사퇴는) 초기에는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측은 안 후보에게서 이탈한 중도층을 잡기 위해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 "문재인은 노무현의 비서"라는 구도로 상대방을 몰아가는 전략도 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