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잃고서야 책을 읽게 됐다. 독서하면서 난생처음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
22일 한양대에서 열린 '한국사회 폭력, 책으로 치유한다' 세미나에서 정기언 대구보호가해자상담센터장은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수감된 A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A씨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교도소 내 '독서 치료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같은 교도소에 있는 수형자 9명과 함께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인생사용설명서(김홍신)' 등 5권의 책을 읽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책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다 읽었다"며 "책을 읽다 보니 생활습관까지 바뀌었고, 사회에 나가면 사람답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B씨는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책은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또 다른 생명'이라는 내용의 짧은 시를 썼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2010년부터 교도소·구치소·소년원 등 전국 51개 교정시설에서 독서 치료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다. 수용자 중 프로그램에 지원한 10명을 선발해 두 달 동안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고 소감과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게 했다. 기성 시인이 쓴 시에 자신의 생각을 넣어 바꿔 써보는 시간도 있다. 4000여명의 교정시설 수용자가 이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정기언 센터장은 "살인·강간·학교 폭력 등 다양한 죄를 지은 수용자들은 가족이나 인생에 관한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며 "독서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 폭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