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회사는 많지만 창립자가 현존해 전 세계 여성들의 스타일 구루(guru·스승)로 손꼽히는 브랜드는 드물다. '바비 브라운'은 그런 브랜드 중의 대표 격이다. 창립자 바비 브라운(Brown·55)은 브룩 실즈, 롤링스톤스 등 톱스타들의 얼굴을 매만진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였고, 자기 이름을 딴 회사를 세워 세계적 브랜드로 키운 경영자이기도 하다. 1995년 회사의 지분을 화장품 재벌 에스티 로더에 넘겼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제품 출시 등을 지휘하며 여전히 '뷰티계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브라운이 최근 자신의 뷰티 노하우와 철학을 담은 책 '프리티 파워풀(Pretty Powerful)'을 냈다. 자신의 7번째 저술이다. 지난주 홍콩에서 만난 브라운은 "여성들이 자존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새 책 제목의 '프리티(예쁜)'와 '파워풀(강력한)'은 언뜻 상충하는 것처럼 보인다. 브라운은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는다"며 "'예쁘다'는 그 아름다움을 스스로 발견하는 것, '강력하다'는 그로부터 자신감과 당당함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의 상당수가 큰 눈, 높은 코처럼 서구적 외모를 동경하는 게 사실이다. 그는 "코가 큰 서양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작고 귀여운 코를 좋아하기도 한다"며 "누구도 자신의 외모에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작은 코, 쌍꺼풀 없는 눈 등은 결점이 아니라 아시아 여성 고유의 미"라고도 했다.

‘뷰티계의 여왕’으로 통하는 바비 브라운. 그는“얼굴에 무엇을 바를 것인지보다 건강한 삶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며“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아는 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했다.

브라운은 한국 여성들에 대해선 "스마트한 화장품 소비자들"이라고 했다. "인터넷이 발달한 덕이라고 생각해요. 트렌드에 민감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또 언제나 최신의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죠."

그는 '쉽고 편한 메이크업'을 강조한다.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화장법을 묻자 "피곤한 날엔 립글로스를 바른 다음 입술에 묻은 여분을 덜어볼에 생기를 더한다"며 손가락을 입술에 댔다가 볼에 쓱 문지르는 시늉을 해 보였다. 내년 새로 출시할 스틱형 아이섀도에 대해서도 "많은 여성이 아이를 돌보고 저녁까지 일하며 바쁘게 지낸다"며 "쉽게 바를 수 있고 오래 지속되게 만들었다"고 했다.

바비 브라운 브랜드에는 아직 남성 전용 제품이 없다. 하지만 그는 "제품을 개발할 때는 남자를 염두에 두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아버지를 위해 혈색을 강조해 주는 젤을 만든 적이 있어요. 아버지 성함을 따서 '조 브라운'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시할 생각이에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전(前) 대통령들이 TV에 출연할 때는 조명 아래서 피부 톤을 고르게 표현하기 위해 제가 만든 제품을 썼습니다."

뷰티 업계에서는 최근 그가 배우 톰 크루즈의 전 부인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케이티 홈스를 모델로 기용한 게 화제였다. "스타가 모든 여성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명인을 모델로 쓰지 않았던 관례를 깼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유명 배우를 찾은 게 아니라 유명인이 된 한 여성을 고용한 것"이라고 했다. "홈스는 배우이자 엄마이고, 자선단체를 통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참여하지요.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렇게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마음, 자신의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실적인 자세에서 나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