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0일 "보편적 증세를 통해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즉각적인 증세에 앞서 조세제도 개혁이나 재정 효율화 등 국가 재정제도의 대폭 정비가 선행돼야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함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대통령 임기 4년제 등을 위한 개헌에 대해서는 "개헌에 앞서 해야할 일이 많다"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쳤다. 또 개헌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대통령 임기 조정의 문제가 해결돼야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안 후보는 최근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선거에서 이기면 민주당은 당연히 국정운영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든든한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단일화 방식 협상 난항에 대해서는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 "보편적 증세 통해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야"
안 후보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초청토론회에서 증세 문제에 대해 "현재 '저부담·저복지' 국가에서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내년에 당장 증세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한다"며 "먼저 나보다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나보다 세금 적게 낸다는 생각이 없어져야 한다. 조세정의가 구현되고 국가 재정의 효율성이나 투명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보편적 복지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입장인데 재정이 충분치 않으니 우선 필요한 분야에 시행하고 장기적으로 보편적(복지로) 가야한다"며 "다만 무상보육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차원에서 투자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공약과 관련, 우선순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대기업이 스스로 노력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고, 상생에 신경쓰며, 골목상권 침해 안 하면 구태여 경제민주화 필요 없다"며 기업들의 자발적인 자구노력을 기다리는 것이 먼저라고 답했다. 그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일 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 재벌개혁, 경제민주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개헌보다 민생 문제 해결이 먼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에 대해서는 안 후보는 "개헌 이전에 해야하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른 두 후보들은 임기 초반에 개헌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안 후보는 "우선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최선을 다해 이루고 민생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개헌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고, 국민의 열망이 크면 그 때 개헌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4년 중임제 개헌시 차기 대통령 임기를 1년 8개월 줄여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개인의 대통령 임기를 줄이는 것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방식 협상에 대해서는 "협상 과정에 있는 만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걱정되는 것은 단일화 과정이 중요한데, 더 매끄럽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두 지지층이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승복하고 진심으로 밀어주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면 민주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분의 국민적 지지를 모아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선거에서 이기면 민주당은 당연히 국정운영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든든한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남북 대화 먼저 시작…미·중 사이 우리 역할 커질 것"
안 후보는 대북 문제와 관련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개최시기를 못 박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 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먼저 대화를 시작하고 협상테이블에서 사과문제와 재발방지, 인적·경제교류, 인도적 지원 등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핵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며 "남북대화뿐 아니라 북미·다자·6자회담 틀 속에서 북핵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시기를 못박는 것은 오히려 대한민국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내실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취임 첫 해에 남북정상회담을 열겠다고 공약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과 중국의 팽창전략에 대해서는 "국제역학관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든든한 기반을 갖고 지속돼야 하고 중국과의 관계는 좀 더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