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7.9%)의 절반이다. 미국은 15%이다. 고령화 수준은 비슷한데 의료비 지출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메디세이브(medi-save)'라는 독특한 제도에 있다.
개인은 소득의 6%를 매달 의료 저축 계좌에 저금해야 한다. 여기에 고용주도 같은 금액을 넣는다. 이렇게 적립된 돈은 오로지 의료 서비스에만 쓸 수 있다. 건강관리를 잘하여 병원 방문 횟수가 적으면, 그 돈은 그대로 남는다. 대개 의료비가 50대 중반부터 많이 들기 때문에 그 전에 메디세이브가 제법 쌓인다. 정부는 여기에 적금처럼 매년 이자를 3.5~4% 준다. 웬만한 병에 대한 의료비는 자신이 벌어서 저축해서 쓰라는 제도다. 만약 큰돈이 들어가는 중병에 걸리면 정부 보조금을 주는 제도가 별도로 운영된다.
제이슨 치아 통합케어청(AIC) 대표는 "저축된 돈을 아끼려고 병원을 안 가서 병을 키우는 현상을 우려했지만, 지난 20여년간 운영한 결과 그런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극빈층에게는 기금 형태로 관리되는 지원 제도가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