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 시리아 국경지대를 포격한 이스라엘이 이번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를 공격,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암살했다. 피해 지역에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고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거론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군사조직 최고 사령관인 아흐마드 알 자바리가 사망했다. 이날 공습은 최근 나흘간 이어진 양쪽 군사조직의 로켓포 공격 과정에서 이뤄졌다.
◆ 하마스 사령관 사망…보복, 강력대응 맞서
하마스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위험한 범죄를 저질렀다"라며 "그들은 스스로 지옥의 문을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지하드도 "자바리 암살은 이슬람 세력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강력대응을 시사했다.
이스라엘도 곧바로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의 실반 샬롬 부총리는 "어디까지나 정당방위였다"라며 "더이상의 폭력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주에만 가자지역에서 날아온 로켓탄이 115개나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텔아비브의 바일란대학 제랄드 스타인버그 정치학 교수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준비하고 있는 대대적인 공격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라며 "군사적 우위를 확실히 하려는 이스라엘군의 전략적 대응"이라고 진단했다.
이슬람 신정부가 들어선 이집트도 이스라엘을 맹비난 했다. 이집트의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형제들이 흘린 피가 곧 우리의 피"라며 "지금까지는 참아왔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적인 해결을 주문하며 사태가 확산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번 사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폭격이 행해지는 과정에 벌어진 일"이라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시리아 내전에 이스라엘 개입…확전 우려
이스라엘은 지난 12일 인접국인 시리아를 직접 타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리아 내전의 전선이 이스라엘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격전은 터키와 요르단, 레바논 등 인접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지전으로 전개되던 중동지역 내전에 이스라엘이 공격 수위를 높여가자 군사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시장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컨플루언스자산운용의 빌 오그래디 투자전략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은 늘 있어왔던 것이지만 이번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라며 "시리아까지 교전지역이 넓어진 것은 분명 위험수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중동 지역 뉴스에 이날 국제유가는 전날보다 1% 이상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94센트 오른 배럴당 86.32달러에 거래됐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 전격적인 공습에 이어 지상군 투입을 거론한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라며 "중동지역의 불안정세가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