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려고 했지만, 일부 지부 대표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금융노조는 약 9만명의 조합원을 둔 한국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 가운데 하나로,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현재 문 후보 선대위 노동위원회 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선대위 이용득 노동위원장도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이다.

한노총 등에 따르면 금융노조 집행부는 지난 12일 산하 36개 지부 대표자회의를 소집해 문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하기 위한 안건을 상정했다. 노조 측은 "올해 정치 세력화를 주요 사업으로 선정했고, 지난 7월 민주통합당과 대선 승리를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며 이견이 없을 경우 성명서를 채택해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자 반대의견이 쏟아졌다. 자신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고, 지지 선언 시기나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일부 대표자는 "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절차가 진행 중인데 굳이 지금 지지 선언을 해야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지부 대표자는 본지 통화에서 "일부 대표자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기도 하는 상황"이라며 "조합원 전체가 마치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자신의 명의로만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성명서를 내겠다고 했지만, 상당수 대표자들은 "금융노조위원장이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것도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금융노조는 19일 열리는 공식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에 이 안건을 상정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너무 정치적으로 흐르는 것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