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줄곧 소극적 입장이던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5일 전격적으로 단일화 물꼬를 텄다. 12월 대선을 43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대 강연에서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 각자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대해 합의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정권 교체와 정치 혁신의 과제를 저 혼자의 힘만으로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물줄기를 통해 바꾸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즉각 환영 논평을 냈고, 양측은 바로 단일화 협상에 들어갔다. 문 후보의 노영민 비서실장과 안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은 이날 저녁 협의를 거쳐, 6일 저녁 6시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배석자 없이 두 후보만의 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
두 후보 측 관계자들은 "두 후보가 배석자 없이 만나는 만큼 소재 제한 없이 포괄적인 수준에서 모든 대화가 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9월 19일 출마 선언 이후 단일화와 관련된 입장을 조금씩 바꿔왔다. 그는 출마 선언 때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이 동의하느냐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정확히 한 달 후인 10월 19일 "만약에 국민이 원해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서도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고, 아니면 아닌 대로…"라고 했다.
그러던 안 후보는 호남 지역 단일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역전당하거나 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오던 지난달 말 입장을 선회하기 시작, 이날 단일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안 후보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종합 정책발표 이전에는 어떤 단일화 논의에도 응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도 바꿔 일주일 일찍 단일화 논의를 시작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단일화를 가장 바라는 호남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는 시점에 광주에서 단일화 선언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