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프로야구에서 SK 와이번스는 비록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지만,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훨씬 많았던 한 해를 보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은 프로야구 31년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1980년대를 호령했던 해태(현 KIA)조차 이루지 못한 일이었다.

이에 못지않은 성과가 있다. 인천 연고팀 사상 첫 100만 관중 돌파다. 올 시즌 문학구장에는 106만9929명의 관중이 찾았다. 작년(99만8660명)보다 7%나 늘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SK 선수단이 1일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 앞에서 플래카드를 펼친 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과거 인천은 야구에 대한 한(恨)이 많은 곳이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숱한 구단이 인천을 찾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체되거나 떠났다.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해를 걸러 연고 팀이 바뀌자 많은 인천 팬들은 실망했다.

2000년 3월 SK가 새롭게 창단했을 때도 상당수 인천 팬은 쉽게 정을 주지 않았다. 그해 도원구장(SK의 옛 홈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8만4563명에 불과했다. 2002년 국내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문학구장으로 홈을 옮겼으나, 팬심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변화의 바람은 2007년부터 불었다. 신영철 SK 와이번스 대표이사는 2006년 말부터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했다. 첫걸음은 어린이 팬 확보였다. SK는 홈 경기마다 어린 학생들을 초청해 선수들과 그라운드에 나란히 서서 국민의례를 하는 전통을 만들었다. 유소년 야구교실도 신설했다. 최근에는 각급 학교에 선수들이 직접 방문해 강연과 사인회를 열고 스포츠지수(SQ)를 측정해주는 '찾아가는 SQ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프런트의 이 같은 노력은 현장의 성과와 맞물리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7시즌부터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SK는 기존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야구의 묘미를 다시 느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SK 홈 관중 수는 매년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이 시즌 중에 경질되는 일이 벌어졌으나, 차근차근 뿌리를 내려온 SK의 팬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응원하는 선수들이 여전히 그라운드에 있었기 때문이다. 팬들의 변함 없는 사랑 덕분에 SK는 올해 1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을 야구에서도 SK 팬의 열정은 이어졌다. 승기가 일찌감치 삼성으로 기울었던 6차전에서도 SK 팬들은 대부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기 후 SK 선수단이 1루 측 관중석 앞에 일렬로 서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12시즌을 마무리하는 SK 선수들과 팬의 모습은 우승팀 못지않게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