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이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공항'(영국 BBC방송 보도)으로 불렸던 적이 있다. 2008년 11월 2일부터 이듬해 8월 14일까지 9개월여 동안 단 한 편의 비행기도 뜨지 않았기 때문이다. 승객은 제로(0)인데 70여명의 공항 직원들만 일하는 풍경을 놓고 사람들은 '유령공항' 같다고 비아냥댔다. 경제성은 도외시한 채 지역정치 논리로 건설한 대표적인 재정낭비 사례로도 꼽혔다.
2012년 10월 30일. 같은 양양공항에는 입·출국하는 중국인 관광객 224명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중국어 소리로 시끌벅적해 중국의 한 공항에 온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공항은 올 10월 현재 국내외 승객 2만3300여명이 이용했고, 연말까지 총 3만2000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점 직전이던 공항의 부활은 중국 관광객 증가라는 호기(好機)도 있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붙잡으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도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2008년 13만4000여명에서 2011년 25만3000여명으로 88% 늘었다. 올해는 연말까지 36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강원도는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이 양양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유치 전략을 폈다. 최문순 도지사는 지난 6월 중국 베이징·하얼빈에 가서 관광설명회를 여는 등 현지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뛰었고, 중국 여행사에는 관광객 1인당 1만원씩의 모객(募客) 지원금도 내줬다. 전세기 한 편당 200만~400만원씩인 운항 장려금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양양공항은 직원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시키고, 공항 안팎에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다는 등 중국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 국제선 유치의 전제인 국내선 운항 유지를 위해 '에어택시'(18인승 소형항공기)를 도입하고 손실 보전금을 지원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각종 지원금을 내주더라도 중국 관광객이 일으키는 지역 경제적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강원도 전체로 봐서는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양양공항 윤철환 지사장은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올 한 해 양양공항 내 50.28㎡(15평) 규모의 면세점 매출이 7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내년 1월 지적 장애인들의 스포츠대회인 평창 스페셜 올림픽이 열리면 다른 외국인들까지 이곳을 찾아 더욱 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