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30일)은 저축의 날이다. '일확천금'과 '한탕주의'의 유혹이 팽배한 요즘, 저축의 날에 대한 주목도는 예전만 못하다. 부모 역시 공부에 허덕이는 자녀가 안쓰러워 저축 교육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홍예담(한양대 경영학부 4년)씨에 따르면 저축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어린이 경제교육 수단이다. 중학생 때 쓴 책 '예담이는 열두 살에 1000만원을 모았어요'(명진출판)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기도 한 홍씨에게서 '자녀 경제교육 효과적으로 하기' 비결을 들었다.

비결1 '집안일 아르바이트'로 돈 가치 인식

홍씨가 처음 저축을 시작한 건 여섯 살 때다. 다니던 유치원에 '저축하는 날'이 있었던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엔 자기 명의의 통장에 저축 내역이 차곡차곡 쌓이는 게 마냥 재밌었다. "저축을 열심히 하면 그 돈으로 네가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다 살 수 있단다." 저축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 어머니 덕분에 그는 금세 저축하는 습관을 들였다.

늘어나는 통장 잔액을 보면서도 돈을 허투루 쓰지 않은 건 '집안일 아르바이트' 덕분이었다. "어머니는 제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20개쯤 정해 적정 금액을 매기셨어요. 이를테면 '냉커피 한잔 타기'는 300원짜리 아르바이트였죠. 돈을 좀 더 벌고 싶은 욕심에 하루에 냉커피를 다섯잔씩 타드리기도 했어요(웃음). 당시 동네 어르신들은 '애한테 저렇게까지 야박하게 굴어야 하느냐'며 어머니를 나무라셨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어머니 덕분에 '돈은 땅 파서 나오는 게 아니다'란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거든요."

비결2 은행을 내 집처럼… 창구 직원 사귀기

홍씨는 "돈이 한 푼 두 푼 모이기 시작하자,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싹텄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인터넷 벼룩시장에 물건을 올려 파는 등 집안일 외 수단으로 저축액을 늘려갔다. 어린 나이에 금융 상품에도 투자했다. 은행을 자주 들락거리며 친해진 '창구 언니' 덕분에 알게 된 금융 지식을 적절히 활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가 초등 6학년 때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꾸준한 저축이다. 통장에 넣는 돈 중엔 매월 받는 용돈 외에 세뱃돈 등 명절에 받는 각종 목돈도 있었다. 그렇게 모은 돈은 고교생 때 1년간 미국 교환학생으로 지낼 당시 경비로 썼다. 그는 요즘도 당시를 "지금껏 나 자신에게 투자한 가장 값진 시간"으로 기억한다.

비결3 부모 자식 간에도 신용 거래는 '필수'

홍씨는 스물네 살이 된 지금도 매일 용돈기입장을 쓴다. 그의 통장 잔액은 꾸준히 '1000만원+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녀 경제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를 위해 홍씨가 던지는 첫 번째 조언은 '저축하는 습관 들이기'다. 돈 모으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꼭 갖고 싶은 물건을 정한 후 그 금액만큼을 목표로 저축하는 것도 괜찮다. "뉴스를 보면 거액의 로또 당첨금을 타고도 불과 몇 년 만에 재산을 전부 탕진한 사람들 얘기가 종종 나오죠? 그게 다 어려서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충분히 쓰고 남은 돈을 모으는 건 저축이 아닙니다. 정해진 액수만큼 미리 떼어놓은 후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게 바람직한 저축 습관이죠."

자녀를 '저축하는 아이'로 만들려면 부모도 노력해야 한다. 가장 나쁜 유형은 자녀의 돈을 다 써버리곤 '나중에 주겠다'며 대충 눙치는 부모. "제가 저축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어머니 덕분이에요. 어머니는 당시 초등생이던 제게 통장·인감 관리를 일임하셨죠. 단돈 몇 백원이라도 제게 빌린 돈은 반드시 갚으셨고요. 자녀의 경제관념을 확립해주려면 부모 자신부터 자녀를 신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