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국제화를 위해 눈부시게 활약해온 '원더우먼' 조혜연(27) 九단이 날개를 달았다. 2008년 여름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직을 맡은 데 이어 지난 8월 유엔 NGO(비정부기구) 산하단체인 국제청소년문화교류연맹(Un-iycef) 대회협력 및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활동범위가 훨씬 더 넓어진 것. 두 단체는 조혜연의 주선으로 다음 주 바둑문화 국제교류 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본격 협력체제에 들어간다.

이재경 관광공사 부사장은 "바둑은 대표적 한류이자 최고의 관광상품"이라며, "좀체 움직이지 않던 거대 시장 중국이 '바둑 교류' 카드에 적극적 반응을 보이게 만든 것은 모두 조혜연 프로의 공"이라고 했다. 내달 12일 앤드루 오쿤 AGA(미국바둑협회) 회장의 한국관광공사 방문 역시 조혜연이 다리를 놓은 것이다.

국제청소년문화교류연맹 유서연 이사, 조혜연 九단, 한국관광공사 이재경 부사장(왼쪽부터)이 바둑문화 교류 사업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다. 조 九단은 두 단체의 홍보대사 직을 맡아 활동 중이다.

Un-iycef는 바둑을 초등학교 방과 후 특활 교과목에 포함시키는 거대 작업에 돌입하면서 조 九단을 그 첨병으로 공표했다. 유서연 이사는 "MOU를 맺은 학교부터 시작해 내년 중반까지는 전국 220개교에 모두 입성할 계획"이라며, "기획과 진행 일체를 조혜연 프로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혜연의 일과를 들여다보면 프로기사가 바둑 보급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다양한지 깨닫게 된다. 당장 27일엔 광주로 내려가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대회 심판을 맡을 예정. 이란 대표로 나올 여자 선수의 친구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혜연에게 "내 친구가 굉장히 긴장하고 있으니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영문 인터넷사이트 wbaduk.com에 들어가면 조혜연의 목소리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외국 바둑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된 고급포석 과목으로, 11월 말까지 100% 영어 강의로 진행된다. 요즘엔 내달 15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가질 강연 원고 준비로 눈코 뜰 새가 없다.

내년 여름쯤이면 미국에서 제작된 바둑 다큐멘터리 'The Surrounding Game'에서도 조혜연을 만나게 된다. 방한 취재 중이던 제작팀을 지난주 한국기원에서 마주쳐 기습 인터뷰에 응한 것. "얼떨결에 한국 바둑의 역사, 그리고 이창호·이세돌의 기풍 차이에 대해 40분가량 이야기했어요."

이달 말엔 1년 반 동안 공들여 만든 '조혜연 창작사활 앱' 국·영문 버전이 무료로 출시된다. 지난여름 두 차례 열렸던 동양 온라인 바둑캠프는 큰 호응 속에 성황을 이뤘다. 이 밖에도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칼럼니스트, 서울대 바둑동아리 강사, 스카이 채널인 K바둑의 '창작사활' 진행 등 조혜연의 활동 영역은 끝이 안 보인다. 조훈현 이창호에 이어 역대 최연소 3위 입단기록 보유자인 그는 최근 '여류십단전'에서 우승, '본업'에서도 여전히 최정상권임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펴낸 바둑관련 저서만 6권에 이른다.

바둑계의 폭발적 '조혜연 수요(需要)' 요인에 대해 유서연 Un-iycef 이사는 "특유의 인맥과 외국어 실력, 성실성과 완벽주의 등이 그를 신뢰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조혜연은 "바둑을 장애 학생들 학교 정규 과목에 포함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2011년 고려대 영문과 졸업생인 그는 장애 청소년 교육 관련 공부를 위해 고려대 대학원 특수교육과에 지원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