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다음 달 18차 당대회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당헌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중화권과 서방 언론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이 현대 중국과 동떨어진 두 이념을 당헌에서 제거해 완고한 공산주의 국가의 이미지를 줄이려는 뜻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마오 사상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두 이념이 당헌에서 빠져도 마오쩌둥의 중국 내 영향력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적잖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지난 22일 정치국 회의 발표문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 사상이 당의 지도 사상에서 빠진 것은 당 지도자들이 '계급투쟁' '영구 혁명'같은 모호한 용어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가 주도한 홍색(紅色)문화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덩샤오핑(鄧小平) 주도의 시장경제 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에서 마오 사상이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라면서 "중국의 개혁파 지도자들이 이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RFI)도 이날 "신화통신 발표문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당헌 수정안에 마오 사상 삭제안이 포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밍(張鳴)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 매체 인터뷰에서 "당헌 수정안에 마오 사상 제거라는 민감한 문제가 포함됐다고 들었다"면서 "마오 사상을 제거하지 않고는 정치 개혁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당헌 수정안이 마오 사상을 빼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기치'와 덩샤오핑 이론 등을 강조한 것은 아주 큰 변화"라면서 "중국의 향후 발전 방향을 놓고 좌·우파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차기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에게 정책 결정 공간을 확보해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강력한 개혁 추진이 가능하도록 시 부주석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홍콩의 정치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는 "공산당 지도자들은 마오 사상을 버릴 수가 없다"면서 "지금 불편하다고 마오 사상을 삭제하면 언젠가는 덩샤오핑이나 장쩌민(江澤民)의 사상도 빼자고 할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SCMP도 "보시라이의 홍색문화운동의 인기에서 보듯 마오 사상의 중요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2일 "당이 정치국 회의를 열어 18차 당대회에 제출한 당헌 개정안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 상황을 청취했다"고 전하면서 당의 지도 사상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뺀 채 덩샤오핑 이론과 3개 대표이론, 과학적 발전관 등만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당헌 개정안은 중국 차기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부주석이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