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에 대한 일본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령화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워진 일본 경제가 중국 악재까지 맞으면서 일본 기업들은 살길을 찾아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10월 수출도 장담 못해
9월 중국에 대한 일본 수출은 전년 대비 14.1% 감소했다. 지난 8월 9.9% 감소한 것보다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센카쿠 국유화에 반대하는 중국내 반일 시위와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수출에 고스란히 악영향을 줬다. 특히 수출 효자 상품이었던 자동차와 오토바이 수출이 각각 45%와 31%씩 급감했다.
대(對)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9월 일본 무역수지는 5586억엔 적자로, 9월 통계로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어 10월 대중국 수출도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이 3분기와 4분기 모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유권 분쟁 뿐 아니라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점도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중앙은행은 22일 분기별로 발표되는 지역 경제보고서(사쿠라 리포트)에서 전국 9개 지역 중 8개에 대해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과 관계가 악화된데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일본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보고서에선 9개 지역의 경기판단이 모두 상향 조정됐었다.
◆ 日 기업들, 해외 M&A 눈독
내수 부진에다 중국 쇼크까지 겹치면서 숨쉴 구멍조차 없어진 일본 기업들은 이제 해외로 발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엔화 강세를 등에 업고 헐값이 된 영미권 기업들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시장 참가자들과 변호사들을 인용해 "올해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 거래 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했다. 야노 요시히코 골드만삭스 M&A 팀장은 "미국 경제가 회복된 뒤에는 (인수가 상승으로) M&A가 더 어려워지겠지만 이것이 일본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3위의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는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 지분 70%를 20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電通)는 지난 7월 영국 광고회사인 이지스를 43억달러에 사들였다. 그에 따라 덴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4%에서 40%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에는 에어컨 제조사인 다이킨공업이 미국의 에어컨 업체 굿맨글로벌을 37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제스퍼 콜 JP모간 리서치팀장은 "엔화가 강세를 띨수록 해외 M&A 거래에서 일본 기업들이 이득을 볼 수 있다"며 "특히 제조업 관련 숙련자들이 침체된 일본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일본에서 엔지니어들이 빠져나가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