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보〉(151~168)='옥쇄(玉碎)'는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는 의미다. 얼핏 시어(詩語)처럼 로맨틱해 보이지만 내용은 비장함으로 가득하다. 기울어진 대세 속에 몸을 바쳐 충절(忠節)을 지키려고 마지막 항전에 나설 때 쓰이는 고사이기 때문. 중국 역사책 북제서(北齊書)가 원전이다. '장부는 옥처럼 부서질지언정 구차하게 기와로 남지는 않는다(大丈夫寧可玉碎何能瓦全).' 줄여서 옥쇄와전(玉碎瓦全)이 됐다. 보잘것없이 헛되게 보내는 인생이 와전(瓦全)이다.

흑151로 156에 따내 연결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바둑은 앉아서 진다. 바로 와전(瓦全)이다. 151은 배수의 진을 친 옥쇄작전. 백이 152 큰 곳을 차지하면서 158 이음을 강요하자 흑은 단점을 또다시 외면하고 153, 155로 버텼다. 백은 156을 두며 "제발 이어가라"고 한 번 더 기회를 준다.

여기서 참고도 1로 연결하면 대마가 패(覇)에 의지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역시 와전(瓦全). 157로 일관된 옥쇄코스를 택하자 백은 더 이상 못 참고 158을 집행했다. 163까지 좌변은 살았지만 거대한 우중앙 흑 대마가 기어이 숨을 거뒀고 바둑도 끝났다. 168이 결정타. 옥쇄는 괴롭지만 장렬하고, 슬프지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