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등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과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등이 주축인 '김대중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행사였는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참석했는데 정작 문 후보만 불참했기 때문이다.
◇文 "지방 일정 선약"
문 후보는 그 시간에 충북 지역을 방문, 귀농인과 대화하는 등 일정을 치렀다. 참석하는 대신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발자국, 제가 따라 밟으려 한다"며 "제가 또박또박 앞만 보고 따라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동교동 인사들 사이에서는 "박·안 두 후보가 다 왔는데 문 후보도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문 후보가 지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행사 참석을 검토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그의 불참 사유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의 이날 방문지가 충북이라는 점을 들어 "후보 비서실장인 노영민 의원(충북 청주흥덕을)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행사 초청장이 후보 비서실이 아니라 당대표실로 접수되는 바람에 행사 일정을 늦게 알았다"면서 "충북 일정은 오래전부터 잡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행사의 경중을 잘못 헤아린 단순한 '판단 실수'라는 얘기도 나왔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후보가 올 줄은 몰랐다. 알았다면…"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이전에도 지난 9일 세계지식포럼, 15일 한·중·일포럼, 16일 아시아미래포럼 등 박 후보와 안 후보가 모두 참석한 행사에 불참하고 다른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文 측, 호남 대책 고심
민주당에서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문 후보의 '호남 전략'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문 후보는 지난달 28일 광주를 찾아 "나는 호남의 아들"이라며 공을 들였지만 아직 이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호남 끌어안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의원들은 후보가 자꾸 호남에 내려가기를 바라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것보다 더 좋은 호남 전략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결국 민주당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문재인 후보가 그럴 만한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부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호남에 먹혀들 수 있는 지역 발전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목희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예컨대 광주에 관해선 문화 중심 도시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공약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 지역을 문화와 산업을 결합한 지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추미애 선대위 국민통합추진위원장 등이 장기간 호남에 머물면서 당원 연수 등을 통해 지지세를 확산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