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5일 정수장학회가 보유 중인 부산일보 주식 100%와 문화방송 주식 30%를 매각하고 그 대금을 복지 비용으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정수장학회는 저도 관계가 없고 모두 이사회가 법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장학회가) 지역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인데 저나 야당이나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고도 했다. 박 후보는 한 달 전 "장학회 이사진이 잘 판단해줬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많은 사람은 박 후보가 이 말을 한 참뜻은 최필립 장학회 이사장이 스스로 물러나 장학회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잠재워달라는 데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박 후보가 이번에 거듭 "이사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검토가 혹시 박 후보 의중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해서 헷갈린다.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박 후보는 5년 전 10년간 맡아온 정수장학회 이사장에서 물러나면서 그 자리에 최측근을 대신 앉혀놓고 이제 와서 장학회와 무관하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을 매각해 대학생 등록금 지원 등에 쓰겠다는 건 박 후보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란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박 후보에 이어 5년 전부터 정수장학회를 맡아온 최필립 이사장은 박 후보가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할 때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낸 사람이다. 최 이사장이 이 자리를 맡은 건 바로 박 후보와 맺은 이런 특별한 인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람이 박 후보 의중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자기 멋대로 지분 매각 같은 것을 추진했을지는 의문이다. 최 이사장은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선을 앞두고 해당 언론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란을 부르자, 박 후보 짐을 덜어주려고 이 같은 일을 벌였는지 모른다. 이런 구상에 박 후보 뜻이 실렸든 아니면 최 이사장이 박 후보 의중을 엉뚱하게 잘못 해석해 이런 결과가 됐든 결과적으로 장학회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더 키움으로써 박 후보는 큰 짐을 하나 더 지는 꼴이 됐다.

사실 최 이사장은 박 후보가 대선에 나서기로 한 순간 이미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다. 정수장학회는 5·16 직후 박정희 정권이 재산 해외 도피 등 혐의로 구속된 부산 기업인 김지태씨로부터 헌납받은 자산을 기반으로 설립했다. 김씨 유족은 재산을 강탈당한 것이라며 수십 년 전부터 반환을 요구 중이고 야당은 최소한 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이사장이 물러난다고 모든 논란이 끝나는 건 아니지만 그가 버티고 있는 한 "정수장학회는 이미 사회에 환원됐다"는 박 후보와 장학회 측 주장은 설 자리를 얻기 힘들다.

박 후보는 "장학회와 법적으로 무관하다"고만 해선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최 이사장의 언론사 지분 매각 검토가 박 후보 뜻인지 아니면 최 이사장이 엉뚱하게 일을 벌인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과 최 이사장 간의 사적(私的) 인연 때문에 장학회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것이라면 박 후보는 최 이사장에게 오해를 씻을 수 있도록 진퇴를 포함해 단안을 내려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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