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기술본부장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 보전 문제로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갈등하고 있다. 서울시가 노인, 국가유공자, 장애인의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국비에서 지원할 것을 요구해서다. 고령자의 지하철 무임승차는 복지 차원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고령자 무임승차 문제는 단순히 복지이므로 국가가 지원하라는 식으로 처리될 사안이 아니다. 현재 도시 교통 부문에서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 있는 도시와 없는 도시의 형평성, 대중교통 운영 적자 해결과 도시 교통정책 방향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은 광역시 이상 도시에서 운영되고 건설비는 국가가 40∼60%를 지원해준다. 중소도시는 지하철 서비스와 무관한 셈이다. 여기에 무임승차 손실을 국가가 보전한다면 중소도시는 이중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무임승차 손실은 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원칙을 정해야 한다. 그런 원칙하에 정부는 자치단체가 교통체계를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고 무임승차 보전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프랑스의 '대중교통세'처럼 현행 교통유발부담금을 가칭 '대중교통기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프랑스의 대중교통세는 대중교통에 필요한 재원을 교통 혼잡 유발자에 대한 부담과 연계한 것이다. 종업원 9인 이상 기업에 부과되는데 자치단체가 징수하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투자와 운영에 사용된다.

교통유발부담금을 대중교통기금으로 전환하면 현행 교통유발부담금제도는 현실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 1990년 제도 도입 후 22년째 제자리인 단위 부담금을 인상하고, 시설 용도별 교통유발계수를 재조정해야 하며, 교통 혼잡을 많이 유발하지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시설물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치단체가 대중교통기금을 징수·관리하고, 기금은 대중교통 운영에만 사용하는 것을 규정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도 대중교통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금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고 대중교통 이용이 느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회구조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과거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도시 교통정책을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