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가자! 날아오르자!"

감독관이 들고 있던 빨간색 수기를 힘차게 내리자 길이 3m짜리 프로펠러가 윙윙거리며 움직였다. 조종사가 자전거를 타듯 두 발로 페달을 힘껏 굴리자 그 힘이 프로펠러에 전달됐다. 그러자 사람 힘만으로 기체를 앞으로 밀어내는 추진력이 생겼다. 초속 9m로 질주한 지 약 30초. 비행체의 두 날개가 약간 휘어지며 양력(揚力·비행기가 뜨게 하는 힘)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추진력과 양력은 조종사를 포함해 무게 약 90㎏인 '인간 동력 항공기'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13일 오전 전남 고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센터 활주로에서 열린 인간동력항공기 시범 경진대회에서 울산대팀이 2차 시도 끝에 공중에 떠오르고 있다.

"떴다!" 하는 환호성과 함께 지상을 박차고 높이 3~4m까지 솟구쳐 날아오른 '인간 항공기'는 고작 직선거리 15m를 날다 그대로 착륙했다. 약 2초간의 비행이었다. 지난 13일 전남 고흥군 항공센터 활주로에서 기계적 동력이 아닌 사람 힘만으로 하늘을 나는 이색 항공기 경연 대회가 열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국내에서 처음 주최한 '인간 동력 항공기 시범 경진 대회'다.

서울대와 항공대·울산대·세종대·카이스트 등 항공우주공학 전공 학생이 만든 10개 팀과 중학생으로 구성된 1개 팀이 참가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한 팀당 3회를 시도했으나, 실제 공중에 뜬 팀은 울산대와 세종대 두 팀뿐이었다. 각각 2차 시도 때 직선거리 15m를 난 게 전부였다. 당초엔 활주로 400m를 최단 시간에 비행하는 대회였으나 사실상 모두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항공기와 조종사 무게는 합쳐서 100㎏을 넘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인간 항공기의 핵심 부품은 초경량 재질의 동체다. 1기당 최대 2000만원이 들어간 비행체 값의 80~90%가 탄소 복합재 비용이었다.

일본은 1977년부터 무동력 비행 대회를 연다. 세계 최고기록은 미국 MIT가 1988년 세운 11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