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얀마 정부가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아웅산 국립묘지에 '희생자 추모비'를 세우기로 하고 구체적인 협의에 착수했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추모비 건립 장소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아웅산 국립묘지 내 폭탄 테러 현장 근처를 제공하겠다'는 언급을 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얀마 정부는 테러 현장이 아니라 양곤(미얀마 수도) 시내에 추모비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김해용 주(駐)미얀마 대사가 오늘(11일) 미얀마로 돌아갔다"며 "조만간 추모비 건립 부지에 대한 현장답사를 진행하는 등 미얀마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웅산 테러가 발생한 10월 9일이면 장관을 포함한 외교부 간부들이 매년 국립 현충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해왔다"며 "미얀마 현지에 추모비를 세우는 사업을 이제서야 시작한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운나 마웅 린 미얀마 외교장관에게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아웅산 국립묘지에 '희생자 추모비'를 건립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미얀마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