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금열(63·사진) 대통령실장은 두 아들을 장가보낼 때 예물·예단을 생략했다. 2010년 장남 유정(33·회사원·해외 근무 중)씨의 결혼식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비교적 성대하게 치렀지만, 이듬해 결혼한 차남 이현(31·회사원·해외 근무 중)씨는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하 실장은 "주변에서 호화롭게 결혼식 치르는 것을 보면서 늘 '지나치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큰애 결혼시키면서 느낀 점이 많아 둘째는 정말 가까운 분만 모시고 조용하게 식을 올렸다"면서 "나중에 주위에서 '왜 안 불렀느냐'고 섭섭해하는 분이 많아 혼이 났지만, 다시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고 했다.

하 실장은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동아방송 기자로 출발해 SBS 보도본부장과 사장을 지냈다. 그는 "우리 결혼 문화에 허례허식이 많다는 것은 이념과 계층을 떠나 모든 국민이 절실하게 공감하는 문제"라면서 "조선일보가 우리 결혼 문화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자는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정말 잘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소신껏 작은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유별나다' '섭섭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남들 눈치를 봐야 했다"면서 "결혼 문화를 바꾸는 데 동참하자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작은 결혼식을 희망하는) 그런 분들이 마음 편히 개성 있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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